[리뷰] 도서 레디 플레이어 투, 전작보다 나은 속편은 있다?? 소설 감상기



이 감상기에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던 레디플레이어원의 원작소설 속편인 레디플레이어투의  초반부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스포를 싫어하시는 분은 여기서 나가시면 됩니다.






스티븐 스필버그가 감독해서, 전세계 덕후 팬들에게 찬사를 받았던 레디 플레이어 원은 원래 어네스트 클라인의 동명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습니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명성과, 넓은 인맥, 그리고 미국 및 일본의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계의 전폭적인 지지에도 불구하고, 꼬일만큼 꼬인 국제 저작권 문제 때문에, 원본 소설의 묘사와는 달라진 부분이 있습니다만, 그래도, 세대를 아루르는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팬들에게 바치는 멋진 헌사였다는데는 부인할 여지가 없는 좋은 작품이었습니다. (적어도 제 관점에서는 말이죠..)


영화의 성공적 개봉 후, 당연히 속편에 대한 논의가 나왔었고, 일단 소설 원작자인 어네스트 클라인이, 레디 플레이어 투라는 속편을 쓰고 있다고 밝혔으며, 지난 11월 속편이 출간되었습니다. 그 즈음의 인터뷰에서 클라인은 이미 영화를 위한 각색 초기 단계에 들어갔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스필버그가 다시 감독할 건지는 아직 미정입니다만...


아무튼.. 우리나라 출판계 불황 때문인지, 원작 소설도 한글판으로 출판되지 않았으니, 속편이 한글로 나오기는 먼 이야기 같아서, 그냥 원서를 주문해서 읽어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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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디 플레이어 원에서의 하이파이브 (파시발 5인방)의 승리와, 오아시스의 전적인 통제권을 받은 후 열흘이 지나고, 

파시발은 죽은 할리데이로부터 새로운 선물을 받게 됩니다.

바로 ONI: OASIS Neural Interface라는 것으로 여태까지 VR고글과, 센서 유니폼을 통해 가상세계를 경험하던 차원을 넘어, 게이머의 두뇌에 직접 인터페이스를 연결해 가상세계에서 현실과 동일한 오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는 혁명적인 인터페이스였습니다.

처음에는 웨이드 혼자 이걸 사용하면서, 엄청나게 빠져들게 되고, 얼마 후에, 하이파이브 (영화와는 달리 원작 소설에서는 타이토가 배틀에서 실제로 죽기 때문에, 소설의 하이파이브에는 타이토 대신, 오그덴 모로(사이먼 페그)가 들어감)에게도 이를 경험하게 해줍니다.

이걸 일반 대중에게도 공개할지 여부를 두고 5인방이 투표를 했고, 웨이드, 아에치, 소토는 찬성, 아르테미스는 반대, 그리고 오그덴 모로는 기권합니다. 결국 3:1:1로, 공개가 결정되었고, 오아시스 주가는 폭등, 엄청난 반향을 일으킵니다.

그런데, 동접자수가 7,777,777명이 되는 순간,  새로운 퀘스트가 발표됩니다. 


사이렌이 머물렀던 7개의 대륙에서

사이렌의 영혼을 구성하는 7개의 파편을 찾아라.

파편을 찾으면, 나의 상속인들이 그 댓가를 치룰 것이다.

모든 조각을 모아서, 사이렌의 영혼을 완성하라.


처음에는 도대체 무슨 퀘스트인지 힌트도 거의 없고, 무엇보다 보상도 딱이 눈에 보이지 않아서, 다들 퀘스트에 대해 그다지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할리데이의 유령인 아노크가 하이파이브에게 나타나고, 오그덴 모로우와, 아르테미스를 납치하면서 상황은 급전하게 됩니다.

아노크는 단순히 프로그래밍된 할리데이의 아바타 NPC가 아니라, 맛이 간 인공지능이었고, 접속한 게이머들에게 단순히 퀘스트를 준 것이 아니라, 하이파이브가 열두시간 내에 이를 퀘스트를 마치지 않으면, 하이파이브 뿐 아니라 동접해있는 게이머들 중 절반을 로그인 불가능한 상태, 즉 현실에서는 식물인간으로 만들겠다고 협박합니다.

(지난달에 출간한 소설이기 때문에, 이게 어디서 많이 본 스토리, 예를 들면 소드 아트 온라인이라던지, 같다고 생각하신다면, 기분탓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대충 어떻게 전개될 지 짐작이 가실 듯 합니다.


1편의 설정, 즉 할리데이가 VR을 돈벌이의 도구가 아니라, 인류를 평등하게 하나로 만들 게임으로 만들고자 하는 선구자였다는 가정을 뒤엎어서, 사실은 스토킹 수준을 훨씬 넘어서는 비뚤어진 정신병자였고, 가상현실에서나마, 그 짝사랑을 이뤄서, 키라에게 자신을 사랑하도록 만들겠다는 광적인 집착으로, 전 인류의 생명을 위협한다는, 극단적인 설정. 성공한 원작의 후편이, 원작을 압도적으로 뛰어 넘으며, 참신함도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이 만들어낸 수습하기 힘든 길을 레디 플레이어 투도 따르는 셈인데, 그 과정이 그다지 설득력 있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영화까지 대박치면서, 성공하였다고는 하나, 소설가로서의 경험이 부족하다는 티가 명확히 드러나구요,

레디플레이어원에서 보여준, 수많은 게임, 소설, 영화, 애니메이션에 대한 오마쥬도 이번 소설에서는 그다지 많이 고민한 티도 안나고, 그냥 흥미거리로 단순하게 묘사된 것 같은 느낌마져 듭니다.

예를 들어, 

"그 싸움은 마치 '요다 vs 팰퍼틴", "간달프 vs. 샤우만", "네오 vs. 스미스요원"간의 대결과 같았다."

라고 나오는데, 싸움에 대한 묘사는 정작 그렇게 생동감 넘치지 못한 듯 보입니다.

나중에 영화화되면, 또 달라질테지만...


결말에서의 반전도 있고, 가상현실과 진짜 현실세계와의 경계가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인류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한 부분도 다뤄지긴 하지만, 뭔가 모르게 너무 벌려놓고, 끝 마무리를 서두른 듯한 느낌도 들구요.


물론, 영화화되고, 스티븐 스필버그가 또 지휘봉을 잡게 되면, 원작 스토리만 가지고 훨씬 더 볼 것도 많고 화려한 영화를 만들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미 한번 써 먹은 80년대 오마주를 재탕하는 것이 얼마나 의미없고, 한물 간 것인지 느낄 수 있게 해줍니다.


그리고, 어네스트 클라인이, 뭔가 어설프게, 자신이 얼마나 선각자인지, 미래 세계에 대한 통찰이 있는지를 과시하며 강요하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그냥.. 썩 만족스럽지는 못한 소설이었다는게 제 총평이구요,

영화 역시 속편이 나온다면, 영화감독, 총제작자의 인맥이 얼마나 넓은지,

과연, 얼마나 많은 저작권들을 허락 받아서, 레디 플레이어 유니버스에 등장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 유일한 볼거리가 될 수도 있다는 걱정마져 듭니다.


한마디로, 레고무비 2라고나 할까...

 



December 31, 2020 at 07:40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