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tamaterial Absorber for Loudspeaker Enclosures>
최근 KEF가 Metamaterial을 활용한 흡음 기술을 개발하고 자사의 스피커인 LS50 시리즈에 적용한다는 발표를 했습니다. 이른바 ‘Acoustic Black Hole’이라는 표현까지 쓰기도 했는데, 이 신소재는 특정 주파수 영역에서 99%에 이르는 흡음 효과를 보인다고 합니다. 이와 관련하여 AES(Audio Engineering Society)에 발표된 논문을 소개합니다.
https://www.aes.org/tmpFiles/elib/20200923/20758.pdf
<Metamaterial(메타 물질)>
‘메타 물질’은 일상적이지 않은 생소한 단어입니다. 여기서 ‘메타(meta)’는 그리스어로 ‘beyond’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메타 물질은 무언가를 뛰어 넘는 물질, 즉 자연계에 존재하는 성질을 가질 수 있도록 인위적으로 설계된 소재를 뜻합니다.
<스피커 후면 방사음(radiation)과 반사음(reflection)>
전통적으로 스피커의 후면 방사음은 인클로져 체적 설계와 연계되어 저음을 확장시키는 데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스피커 드라이버의 후면으로 나오는 특정 주파수는 공진 현상(acoustical cavity resonance)을 일으켜 평탄한 주파수 응답 특성을 저해합니다. 이를 가장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스펀지와 양모와 같은 흡음재입니다. 다만 사용량에 따라 의도하지 않게 저음의 양감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하나의 이슈는 바로 인클로져 내부와 부딪혀 만들어지는 반사음입니다. 역시 가장 이상적인 것은 반사음 자체를 만들 지 않은 것입니다. 이 논문에서는 KEF의 오랜 스피커에 적용된 Resistive Tune Loading과 Reverses Tapered Horn 등의 기술이 소개되어 있습니다. 최근 많은 제조사에서 채용하고 있는 류트(Lute)형 인클로져와 B&W의 Tapered Tube 등도 스피커 후면음 처리를 위한 기술로써 동일 선상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etamaterial Absorber>
기본 원리는 헬름홀츠 공명기입니다. 항아리 모양의 빈 공간이 있고, 주둥이 부분의 공기는 ‘질량’, 항아리 내부 공기는 ‘스프링’ 역할를 하면서, 공명 주파수의 음이 들어오면 주둥이 내 공기의 공명으로 인해 소리 에너지가 마찰열로 변환되는 원리입니다. 일견 이미 있던 기술이고 새로운 것 없어 보이지만, 이 연구의 핵심은 비싸지 않은 가격에 소형화된 소재로 구현했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LS50과 같은 소형 북셀프 스피커에도 적용할 수 있게 된 것이죠.
<Engineering>
KEF와 협업 중인 Acoustic Metamaterials Group (AMG)에서 만든 Original 설계의 메타물질 흠음재는 꽤 큰 크기입니다. 길이만 11cm가 약간 넘는 크기의 직육면체로써 16개의 resonant channels이 있으며 312Hz의 Cutoff 주파수를 지닙니다.
이렇게 크고 사각형 단면을 지닌 흡음재는 스피커에 적용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KEF의 동축 유닛에 적용 가능한 축형(axial)과 방사형(radial)의 두 형상의 메타물질 흡음재를 검토했고 결국 후자로 상세 설계로 들어갑니다. FEA(Finite Element Analysis)에 의한 주파수별 Pressure Level Response, Pressure Distribution, Tube 수 최적화 등의 분석이 이어지며 최종 설계된 11mm 두께의 원반형 메타물질 흡음재와 120mm 길이의 Horn형의 흡음구조와의 비교로 논문은 마무리됩니다. 결론은 Horn이 짧은 길이로 인한 흡음 한계가 있고 Ripple 제어를 위해 충진재(Polyester)를 넣으면 흡음 영역이 줄어든다는 점, 반면 메타물질은 500~5000Hz 영역의 주파수를 99% 가량 흡음한다는 것입니다.
<KEF LS50 Meta>
KEF는 이 논문의 원천 기술을 가진 Acoustic Metamaterials Group (AMG)과의 협업으로 개발된 메타물질 흠읍재를 자사의 보급형 북셀프인 LS50에 적용하여 ‘Meta’라는 접미어를 상품명에 붙였습니다. 미국 판매가 기준으로는 이전 모델과 동일한 $1500입니다. Steve Guttenberg는 그의 유튜브 채널에서 이 스피커를 리뷰하며 Transparent, High Resolution, Effortless 등의 온갖 좋은 형용사를 말하다가, ‘마치 평판형(Open Baffle Speakers) 스피커의 소리가 난다’며 흥분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다만 공칭 임피던스인 8옴이지만 최소 3.5옴까지도 떨어지고 음압이 85dB(2.83V/1m)로 낮기 때문에 전원부가 충실한 앰프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한동안 오디오에 신기술이 뭐 있나 싶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억대 하이엔드 브랜드를 제외한다면, FPGA 원천 기술을 보유한 웨이버사 정도가 아니라면, Old Technology의 정립된 Recipe를 잘 조합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절대로 쉽게 달성할 수 있는 것은 아니란 생각도 했지만 말이죠. 그래서인지 제 편견을 흔드는 이 시도가 신선하게 느껴집니다. 메타물질 흡음재 개발은 Computer를 이용한 신속한 수치 해석, 마치 미로 같은 복잡한 형상을 저가에 양산할 수 있는 소재와 금형 기술 발전의 산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무엇보다도 온갖 트릭이 난무하는 오디오 세계에서 이성적으로 이해될 수 있고 지속 발전 가능한 기술적 토대가 마련된다는 점에서도 높이 평가하고 싶습니다.
당장 집에 둘 곳도 없는데 이 무덤덤하게 생긴 KEF LS50 Meta 무지 끌립니다.
September 29, 2020 at 04:03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