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자기기 RADEON VEGA FE(Frontier Edition) 방출직전 사용기.TXT


VEGA FE를 떠나보내며 그동안의 쌓인 정과 애환을 담은 짧은 사용기를 하나 남겨봅니다.


업무 및 개인 취미생활 때문에 해킨토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아이비브릿지 시스템에서는 PCIe 슬롯이 두개 있는 보드를 사용하고 있어서

1070ti와 RX580의 조합으로 해킨도 사용하고 윈도우로 게임플레이도 하고 아주 잘 사용했었더랬죠


그러다 i5-6600 시스템을 하나 구성하게 되어 새로 해킨토시 시스템을 구성하는데

PCI-E 슬롯이 하나 뿐인 메인보드라서 울며겨자먹기로 1070Ti를 서랍에 넣어두고 RX580 단독으로 사용했었습니다.


해킨토시 시스템을 사용하시는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영상 인코딩 작업에 내장 그래픽인 Quick Sync만 써도

충분한 퍼포먼스가 나오기 때문에 큰 불만없이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다만 윈도우 게이밍에서는 RX580이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VEGA 시리즈로 업그레이드를 감행하며 매물을 구하던 중 VEGA FE를 만나게 됐습니다.



1. 외관 느낌


중고 구매시 단품만을 받아본 상태라 사실 패키지 구성에 대한 소감은 없습니다.

그렇지만 역대 수 많은 그래픽카드를 사용해 봤지만 이만큼 기기 단일로 예쁜 제품은 처음이었습니다.

파란갈치 라는 별명처럼 파란색의 금속 플레이트로 둘러싼 사각형의 깔끔한 디자인은 첫눈에 반할 만큼 영롱합니다.

(나중에 든 생각이지만 저게 파란색이라 눈속임이지 사실상 불덩이 같은 금속 벽돌이란 생각만 들 겁니다.)



RADEON 이라는 레터링과 한쪽 끝에 자리잡은  R 레터링이 새겨진 큐브는 노란색으로 빛이 나는데 예쁩니다. 진짜 예뻐요.

RGB 눈뽕으로 화려하게 꾸민 시스템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별도의 내부 조명없는 PC에서 저 부분만 노란 빛으로 밝게 빛날때 오오 이쁘다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실 겁니다.


8Pin 커넥터 바로 위쪽에는 게이지 형태의 LED 바가 내장되어 있습니다.

이게 또 뽕에 취하게 하는 역할인데, 그래픽카드의 로드가 걸릴때마다 게이지가 차오르고 제 뽕게이지도 차오릅니다.

idle 시에는 절반정도만 올라가다가 뭔가 작업이 돌아갈때 푸른 불빛이 오르락 내리락 하는게...보고만 있어도 즐겁습니다.

여기에 백플레이트쪽 딥스위치를 통해 켜고 끄거나 파란색과 빨간색 중 선택적으로 동작할 수 있게하는 기믹도 내장하고 있습니다.


별 희안한 기믹을 다 넣어뒀어요...이상한 애들입니다.




2. 성능 및 퍼포먼스


VEGA FE는 RADEON VEGA 시리즈 중 일반 사용자를 위한 제품이 아닌 PRO 라인으로 출시된 워크스테이션 급 그래픽 카드로써 동사의 워크스테이션용 그래픽카드인 FIRE GL, WX 시리즈와 궤를 같이 하고 있으며 VEGA 아키텍쳐를 사용한 VEGA 64와 구성이 매우 유사한 제품이죠.


FE의 가장 특이한 점은 V-RAM을 16GB나 탑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출시 당시만 해도 어따 쓰기도 애매한 VRAM만 늘려놓은 계륵같은 제품이라고 평가를 받았으나,

현 시점에서는 4K 인코딩, 고해상도 텍스쳐를 사용하는 및 렌더링 등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고 있습니다.


다만 풀로드시 80도에 육박하는 어마어마한 코어온도와 400W를 쳐먹는 엄청난 전기먹는 하마의 위력을 경험하게 됩니다.

특히 FE는 기본적으로 공냉 제품인데다 블로워팬을 장착하고 있어 세상 놀라운 쿨링 소음을 자랑합니다.


FS2020으로는 느낄 수 없는 바로 옆에서 엔진이 돌아가는 비행기 이륙의 느낌이 바로 이런것이구나라는 실체적 체감을 하실 수 있습니다.

(금갈치로 불리우는 FE 수냉제품이 매물로 올라와 있다면 무조건 지르세요!...자매품으로 VEGA 64수냉 은갈치가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VEGA FE는 대안없는 현실적인 워크스테이션급 그래픽카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출시가격은 부모님 안부 따질수 밖에 없는 999$의 놀라운 가격이었지만

현시점의 중고 시세는 VEGA 64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매물만 흔하다면 좋겠지만...)




2-1. 해킨토시 MacOS에서의 사용성


해킨토시 시스템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겐 축복같은 하드웨어라 할 수 있습니다.

별도의 삽질 없이 네이티브로 잘 인식하는 RADEON 그래픽 카드입니다.


사실 라이트한 해킨토시 사용자들에겐 채굴 노동자 출신 RX470, 480, 570, 580 형제들의 축복이 있어 행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RX시리즈는 영상편집이나 3D작업을 위해서는 한참 부족한 성능을 보여줘서 실제 업무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뭐 최근에야 RX5xxx 시리즈가 나와서 성능도 좋아졌지만 그만큼 비싸요...많이 비싸요...(요즘 더 비싸요)

결국 우수한 성능을 위해 많은 분들이 울며겨자먹기로 고가의 Radeon 7이나 VEGA 64를 찾아헤메이게 됩니다.


VEGA FE는 VEGA 64보다 낮은 금액대에(물건만 있다면야...) 고성능 해킨토시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는 최적의 그래픽카드입니다.

해킨토시(또는 리얼맥프로)에서 실제 영상 인코딩시 VEGA 64보다 높은 퍼포먼스를 제공하며, 언더볼팅을 통한 퍼포먼스 증가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윈도우 시스템에서의 우수한 게이밍 성능은 덤이죠.


실제 VEGA FE의 퍼포먼스 테스트는 여러 경로로 이루어졌는데, 아래 링크를 참조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것 같습니다.

https://x86.co.kr/gigi/3843466 - 출처 X86.co.kr


2-2. 윈도우 시스템에서의 사용성 (부제:드라이버)


RADEON 시리즈는 드라이버가 제살 다 깎아먹는(심지어 드라이버 개발자가 만들다 울었다는 후문도 있..) 거지같은 경우가 많지만,

최근 출시된 RX5700XT 보다도 드라이버 안정성 면에서는 우위에 있습니다.


같은 버전의 최신 아드레날린 소프트웨어을 설치해도 출신 성분이 다른 FE는 프로 드라이버가 설치됩니다.

일반 게이밍 드라이버와 달리 더 안정적인 동작을 보장하는 PRO 드라이버 입니다.


네 전압과 팬스피드 조정을 위한 와트맨도 사용할 수 없고, ReLive도 만들다 만 그 PRO 드라이버 입니다.


별 신경 안쓰고 사용할 수 있지만 언더볼팅이 필수인 RADEON 그중에서도 VEGA 시리즈를 순정 드라이버 그대로 쓰라는건 너무한 처사다 생각이 듭니다.


지들(AMD)도 그걸 아는지 한때는 PRO 드라이버와 게이밍 드라이버를 오가는 선택 기능을 탑재해 줬으나 어느 순간 그 기능을 삭제해 버렸습니다.


이 시점에서 전세계의 많은 일반 게이밍 유저들이 VEGA FE를 밥만 축내는 거지 취급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결국 Reddit 형님들이 또 방법을 찾아주셨어요

이제는 레지스트리 한줄 추가만으로도 게이밍 드라이버의 활성화가 가능합니다. (Reddit 만쉐!!  \(ㅇㅁㅇ)/ )

https://www.reddit.com/r/Amd/comments/f2yf3x/vega_fe_gaming_drivers_in_2020/


이를 통해 일반 RX시리즈나 VEGA 시리즈와 동일한 아드레날린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큰 만족을 줍니다.


이렇게 게이밍 드라이버로 변경하면 게이밍 퍼포먼스가 높아지는 효과도 체감할 수 있습니다.

최근 발적화로 악명이 높은 호라이즌 제로 던의 경우 프로 드라이버로는 3440x1440 울트라와이드 해상도에서 Ultra옵션으로

평균 30 ~ 40fps가 나오는 반면 게이밍 소프트웨어로 변경하고 언더볼팅을 하면 약 40fps ~ 45fps의 퍼포먼스를 제공합니다.


동급으로 취급하는 1070Ti가 평균 30fps 중후반이 나오는 수준인데 말이죠


다만 발열과 전성비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3. 총평과 제품의 미래


VEGA FE는 이미 출시된지 3년 가까이 된 오래된(?)제품입니다.

물론 수년이 지난 제품들이 탑티어를 유지하며 현역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경우도 많죠. 1080Ti라던가 GTX1080Ti라던가 GTX...크흠

그만큼 A/S 기간도 다 끝났을거고, 중고매물 중 채굴광산에 끌려갔다가 혹사당해 어딘가 문제가 생긴 제품도 있다는 소식도 들려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할 수만 있다면 합리적인 가격대에 워크스테이션급 그래픽카드를 써 볼 수 있다는 메리트로 새로운 경험을 가질 수 있습니다. 특히 앞서도 언급했지만 해킨토시 시스템과 게이밍 모두 포기하기 힘든 분들이라면 단일카드로써 이만한 제품은 없다고 봅니다.


덧붙여 핵심 코어의 성능은 다소 뒤쳐질 수 있으나 16GB의 VRAM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게 보면 최소 2년 정도까진 현역으로 활용하기에 부족함 없는 제품이 아닐까 하네요.



이렇게나 예찬을 하면서도 떠나보내는데는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맥북프로가 있어 해킨토시 사용율은 많이 낮아진데다 외주 일이 줄어서...(이러다 굶어죽...) 영상편집이나 렌더링을 진행하는 일이 줄었어요...일반적인 MacOS 사용에는 RX580이면 충분하기도 하구요...

게다가 높은 TDP, 발열을 제 선에서 감당하기가 조금 아쉬운 부분이 있어 결국 방출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해당 제품에 대해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은지 금방 거래를 완료하긴 했는데 막상 또 팔려니까 아깝고 섭섭한 기분마저 듭니다.


이젠 VEGA FE와 작별하고 서랍속에 잠들어있는 1070TI를 꺼내야겠습니다.


조만간 또 어디선가 FE 수냉 제품을 발견하게 된다면 몰라도 말이죠.(!!!??)



ps. VEGA FE 써보세요 두번 써보세요!

ps2. VEGA FE 수냉 금갈치 발견 즉시 제보부탁드립니다.(...?????)



August 31, 2020 at 04:24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