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전자기기 아이폰으로 스튜디오 플래시와 연동해서 사진 찍기 (feat. Profoto B10)

Profoto라는 스웨덴 조명 브랜드는 스위스의 Broncolor와 더불어 현재 프로페셔널 사진조명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회사입니다. 

물론 비싼걸로도 단연코 양대산맥입니다.[1] 

모던하고 미니멀한 제품 디자인과 비싼 가격으로 유명해서 사진조명계의 애플이라고 종종 비유되기도 하지요.


Profoto에서 2년전쯤 리튬이온 배터리를 사용하는 B10이라는 모델을 출시했는데, 상당히 작은 크기와 가벼운 무게로 모바일을 강조한 소형 폼팩터다보니 기존의 프로페셔널들과 하이 아마추어들, 심지어 컨수머/엔트리 유저들 사이에서도 많은 이슈가 되었던 모델입니다.[2]




이렇게 생긴건데...


진짜 작긴 작아요. 기존 악세사리 호환성 때문에 뚱뚱함(?)은 유지했지만, 보통의 카메라 가방에 쏙 들어갈 정도는 됩니다. 

B10 이전의 조명 크기를 생각해보면 더더욱... (사진출처 fstoppers)



이 B10이 처음 나오면서 광고하던 기능중에 하나가 아이폰과 블루투스로 페어링하고 B10을 연동시켜서 사진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었습니다. 그전까진 플래쉬와 연동시켜 사진을 찍으려면 카메라에 별도의 동조기를 달아야만 했으니 '핫슈'가 있는 카메라에서만 가능한거였거든요. 그렇다보니 스마트폰에서 조명을 연동해서 촬영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B10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감이 꽤 컸습니다.[3]



근데 막상 제품이 나오고 보니 사소하지 않은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B10의 방전관(제논 플래시튜브)에서 순간광이 터지는게 아니라, 지속광/모델링을 위해서 내장된 LED가 순간적으로 발광하면서 마치 플래시가 터지는 것처럼 시뮬레이션을 해주는 반쪽짜리 기능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 

애초에 지속광용 LED라서 광량도 터무니없는 수준이고, 그렇다보니 결과물의 품질도 좋은 편은 아니었고, 앱에서의 제약도 많다보니.. 정작 출시 이후로는 아무도 안쓰는 기능이 되었죠.[4]




그런데 뚜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제품 출시 1년 반이 넘어서, 뜬금없이 제논 플래시를 사용할 수 있다는 앱 업데이트가 뜹니다!

(아이패드 앱이나 빨리 내놔라 이놈들아)

전용 앱 버전과 기기(B10)의 펌웨어 버전 동시 업데이트! 



부랴부랴 앱 업데이트를 마치고 설레는(?) 마음으로 실행을 해봅니다...


B10과 페어링을 하고나면 업데이트된 펌웨어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Xenon 사용이 가능하단 점을 계속 강조합니다.


앱에서 다운로드&설치를 탭하면... (여기도 제논..)


B10으로 펌웨어 파일전송과 업데이트가 진행되고,

완료되면 곧바로 재부팅됩니다.



이제 Profoto앱을 실행해 '카메라 모드'로 전환하면, B10에는 '모바일캡쳐' 모드 아이콘이 표시되고,


드디어 아이폰 앱으로 제논 플래시를 사용한 사진 촬영이 가능해집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테스트 촬영을 해봅니다. 

※ 특정제품 바이럴은 아닙니다. 냉장고에 저 주스 외엔 레쓰비 뿐이라.... 

1/1000, F/2.0, ISO20이라는 정말 희한한 조합의 노출로 찍은 사진 

(좌.원본/우.살짝리터치)


원본 100% 크롭



그리고 이 테스트컷을 남기고, 이제 이 기능은 저의 마음 속에 봉인됩니다ㅋㅋㅋ

왜냐하면...


이 리뷰의 제목은 "아이폰으로 ... 사진 찍기"지만, 정작 아이폰에선 치명적인 약점이 하나 있기 때문입니다.


Manually control ... and more! 너무 기대가 컸던건가...


저기 쓰여진대로 셔터, 감도 화밸 조절 다 되고, B10의 광량 조절도 앱에서 당연히 다 됩니다. 근데 저에게 가장 중요한 manual control은 바로 조리개 조절이었거든요...  


iOS에선 조리개를 조절할 수 없는걸로 알고 있습니다. 애플이 이걸 왜 정책적으로 제한하고 있는진 모르겠는데.... 암튼 iOS의 다른 수동 카메라앱에서도 조리개 조절은 안됩니다. 

(알면서도 혹시나 하고 기대했던 저의 잘못이기도 하지만....ㅠㅠ)



사정이 이렇다보니 노출을 맞추는 것 부터가 정말 고역입니다ㅎㅎ[5][6]

같은 이유로 입사식 노출계의 사용도 불가능하구요.


한장 찍고 셔터와 감도 조금씩 바꿔보고, 한장 찍어보고 다시 조절하고... 다른 변수가 생기면 다시 처음부터 반복...

저 최종 테스트컷 한장을 위해 25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던거 같습니다.

너무 귀찮아서 더이상의 테스트컷은 없습니다;;

창문이 없는 실내라 광원의 통제가 가능한 곳에서도 이렇게 번거롭다면.. 다른건 더 볼 필요도 없겠더라구요.


그나마 다행인건 Profoto앱이 안드로이드 버전으로 출시[7]됐으니, 안드로이드용 Profoto 앱으로 한번 더 테스트를 해볼 수 있다는 점입니다ㅎㅎ 



그래도 되는데 안쓰는 것과 안되서 못쓰는 것에 대한 차이점은 작지 않으니, 여러가지 가능성이 있다는걸 확인한걸로도 충분한 수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걸 지금 당장 프로들 쓰라고 넣어준 기능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스마트폰, 스마트폰 카메라, 그리고 LED와 배터리 기술의 발전 덕분에 앞으로 조명시장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지 기대가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런 기능을 열심히 활용하며 가지고 놀 주요 타겟이 어디인가를 생각해본다면 지들끼리 열심히 경쟁해서 가격[8]이나 많이 낮춰줬으면 좋겠습니다.


- 끝 -



------- 각주 -------

[1] 시장 점유율은 Profoto가 더 높고, 가격은 Broncolor가 더 비싼 편

[2] Profoto A1시리즈를 표절오마쥬한 Godox V1 처럼, B10의 폼팩터와 일부 디자인을 표절벤치마크한 AD300Pro를 최근 약 $500선에서 출시. 다만 Broncolor의 Siros모델과도 일부 형태적 유사점이 있음.

[3] Godox가 먼저 구현. 스마트폰과 연동되는 LED 플래시 라이트인 A1을 2017년에 이미 출시. [2]의 제품명도 Godox가 선점?

[4] 이 반쪽짜리 기능을 아예 따로 떼어내 Godox A1과 유사한 컨셉의 C1이라는 모바일용 플래시를 출시

[5] TTL은 지원하지 않음. 지원된다 하더라도 조명 사용시에는 매뉴얼모드를 사용하는게 일반적

[6] 노출 조절 탭에서 '자동' 아이콘을 선택하면 'Auto exposure(TTL) is not available for Profoto B10 yet' 이라는 경고 메세지가 나오는데, 굳이 yet을 넣은걸 보면 언젠간조만간 TTL도 지원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짐

[7] B10출시 500여일 후인 2020년 1월 말에서야 안드로이드 버전 출시

[8] 2020년 6월 정가 기준 220만원(국내), $1700(북미)


덧. 

※ 테스트컷을 다양하게 찍었어야 하는데, 중간까지 써놓고 저 테스트컷 찍다가 기대감이 완전 짜게 식는 바람에.. 변죽만 울려놓고 정작 결론이 부실한 리뷰로 마무리 된 점 사과드립니다;; 안드 버전으로 유의미한 테스트컷을 건지게 되면 보충하도록 하겠습니다.



June 30, 2020 at 05:34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