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음식/맛집 30대 유부남의 주방생활기.. #2

안녕하세요.


코로나로 일거리가 줄어들어ㅜ 사무실에서 노닥거리며 끄적였던 글이 제법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이렇게 2탄으로 찾아뵙게 되었습니다.

1탄 : 30대 유부남의 주방생활기..#1   https://www.clien.net/service/board/use/14764769CLIEN 

리플들을 하나하나 읽어보다보니 참 잼있는게, 저랑 같은 신세에 놓이신 분들이 굉장히 많으시더라구요.



"그때 주방에 안갔어야했다,"

"처음 실수로, 난 8년차 주방살이다"

"설거지라도 해주면 고맙다..."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만,ㅜ 이미 엎질러진 물... 평생 저랑 업으로 삼고 가시죠ㅜㅜ

사실 30대 초반에 처음 사업을 시작한답시고, 신혼생활 내팽개쳐놓고, 비지니스 미팅이랍시고 나가서 술마시고 흥청망청,

지나고나니 다 부질없는 짓이더라싶어, 매일 두끼는 와이프와 오붓한 식사자리를 가질려고 노력합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밥을 할려면 후다닥 대충 볶아먹고 뛰어나가야하는데, 반찬 많은 식탁은 도저히 엄두가 안나고, 

그러다보니 원팬, 원디시푸드가 많습니다.







1편보단 쬐끔 더 잘만든(?) 음식들 위주로 올려드리고, 각 식자재들마다 구입하거나 취급하는 팁(?) 을 간단하게 남겨드릴께요.




ps) 레시피가 필요하신 분들은, 남겨주시면 가급적 기억나는대로 적어드릴께요.

       주로 대충 손가는대로, 머리기억하는대로 해서 정확하진 않습니다.



올리브유 두른팬에 구운 문어다리와, 감자무스. 그리고, 오렌지베이스의 소스.

위에 흩뿌린 애들은 레몬제스트, 바질, 민트잼 뭐 그런애들입니다. 

TIP) 스페인에는 뽈뽀라고하여, 문어를 뜻하는 단어이자 요리인데, 주로 감자랑 많이 내어놓거든요. 

       이 문어가 감자랑 굉장히 궁합이 좋습니다. 감자를 버터에 구워 곁들이셔도 좋고, 으깨서 함께 먹어도 식감과 맛이 굉장히 훌륭합니다.

       문어는 데친다음 약한불에서 30분이상 구워주면, 한국식 쫄깃한 문어와는 완전히 다른 요리가 되어버려요. 

       아주 이색적이니 한번 도전해보세요!




매년 굴시즌이 되면 쟁겨놓고 먹는 생석화, 그리고, 컴파운드버터 올려 구운 석화입니다.

구운 석화는 레몬만 살짝 짜서 먹으면 끝내주고, 생굴은 초장만 드시지 마시고, 화이트비네버+샬롯(or양파) 위에 타바스코 한방울 톡 쳐서 드셔보세요!

TIP) 노량진이나 가락시장에서 파는 반각석화 (까서 파는석화)는 드시지 마세요. 제일 안싱싱한 녀석들입니다. 





우니를 너무너무 좋아하는데, 마침 북해도산 우니가 (너무비쌉니다ㅜ) 운송사고로 쏠림이 생겨 못생겨져서 아주 싸게 나왔길래

한팩 주문한다음 파스타에도 올려먹고, 생으로도 먹고 신나게 먹었던 날입니다. 그 보드랍고 녹진한 맛이 매우 훌륭하므로,

가능한 맛을 살리기 위해, 가볍게 간을 한 봉골레 위에 올려 보타르가(절인 숭어알)을 왕창 갈아주었습니다.


TIP) 요즘 우니 좋아하시는 분들이 제 주변에도 엄청나게 늘어서 물어보시는 분들이 너무 많습니다. 새벽에 노량진을 가기 힘드신 분들은 '오늘회' 등 온라인 업체를 이용하셔도 되고, 가실 수 있으시면 노량진 새벽시장을 강추합니다. 칠레, 캐나다, 캘리포니아, 제주, 고성 등등 그날그날 상태도 매우 다르고, 다양한 맛이 있으므로 골라드시기에 좋습니다. 그리고, 3월부터 국내 성게 시즌이니, 많이많이 드셔보세요.




냉동실에 항상 있는 냉동 차돌박이로 만든 차돌리조또 입니다. 차돌박이, 대패삼겹 이런건 냉동실에 쟁겨두고 꺼내먹기 간편하므로 항상 한가득씩 채워넣는 편입니다. 



캠핑가서 해먹은 훠궈. 

TIP) 캠핑가서 애써 육수 만들지 마요, '하이디라오' 한팩이면 홍탕 백탕 끝납니다. 야채 고기만 준비하면 됩니다.

         하이디라오 홍탕은 마라소스로도 활용할수 있어요. 한팩을 반만해도 홍탕 한가득 끓이니, 남은 반팩은 마라바지락, 마라샹궈 등등 

         해드시면 좋습니다.





서울 집에서 썰어먹는 고등어회.

가끔 노량진새벽시장엔, S급 횟감선도의 빵좋은 고등어들이 올라옵니다. 마리당 3천원, 4천원 수준밖에 안하구요.

TIP) 고등어는 비늘벗길필요도 없고, 껍질도 손으로 비닐뜯듯 쭉 잡아 뜯으면 되므로, 회치기 아주아주 쉬워요. 

        선도 좋은 고등어는 열 돌돔 안부럽습니다. 고등어는 생강, 쪽파랑도 잘어울리니 곁들여 보세요.




통삼겹살을 삶아서, 건조시킨다음 껍데기부분을 바삭하게 튀겨내는 태국음식 무끄럽.

고기쪽은 촉촉단백, 껍질은 바사삭하니 아주 기가막힌 음식입니다. 레몬 살짝 흩뿌리고 피시소스등으로 맛낸 소스에 찍어먹으면 딱 좋지요. 

TIP) 튀길때 물기를 완벽하게 제거해야 안 끓어넘칩니다. 꼭 껍데기가 붙어있는 미박삼겹살로 하세요!





닭껍데기로 닭기름내어, 다대기를 만들고, 숙주를 토치로 구워올려 만든 닭개장. 

요즘 핫한 '아하부장' 님 레시피를 응용하여 만들어 보았는데, 오호라.. 흑종원이라 불리실만 합니다.

완벽 시판 식당 닭개장맛이 그대로 납니다! 

TIP) 미원반스푼, 다시다한스푼이 공식인데, 안넣어도 맛있습니다. 






아침에 간단히 만들어먹고 출근하기 좋은 단백한 타마고산도.

와그작 깨물었을 때, 촉촉한 계란이 한가득 있는 타마고산도가 먹고싶어 찾아보아도 없길래, 완죤두툼하게 만들어 먹어보았습니다.

TIP) 계란많이들어갑니다. 저거4개에 계란10개 들어갔어요.




국민생선 광어회, 연어회. 광어, 연어는 숙성을 꽤 길게 할 수 있어서, 대물광어 한마리 잡아오면 일주일 내내 찰진 광어회를 즐길 수 있어요. 활어회에 익숙한 한국인들은 살아있는 생선을 갓잡아서 먹어야한다, 죽은순간부터 상한다 라고 생각하는데, 사실 ATP라는 형태로 저장된 체내에너지가 IMP(아미노산)으로 분해되는 과정에서 감칠맛이 생기기 때문에, 일정기간의 숙성이 있을수록 더욱 감칠맛이 살아납니다. 게다가 언제든 퇴근하고 먹고싶을때 한점씩 썰어먹으면 되니까, 숙성을 좀 배우시면 이거 개이득인 부분이죠!

TIP) 저런 대나무싸리같은거 진짜 얼마 안하는데, 하나 있으면 회먹을때 플레이팅 점수 따기 좋습니다. 꽤나 고급 이자까야에서나 쓰거든요.




삼겹살을 채썰어 피시소스, 레드커리 등으로로 간을 한다음 코코넛밀크로 졸여 버미셀리면 위에 부어 먹는 "카놈친" 이라는 태국음식입니다. 결혼식날 주로 먹는, 우리나라로 치면 잔치국수 같은 음식인데, 코코넛밀크의 꼬소한 맛이 농축되고 레몬의 상큼한 향이 살려주는, 아주아주아주 개성강하고 맛있는 국수입니다. 동남아 음식은 한그릇에도 달고, 짜고, 시고, 쓰고, 매운 오미가 다 들어있어서 그렇게 맛있게 느껴지나 봅니다.





바게트 위에, 그릴에 구운, 양파, 애호박, 가지 올리고, 잘구운 스테이크 올려먹는 오픈샌드위치.




밀라노에서 해먹었던, 트러플육회입니다. 

보통 한국식 육회는 간장베이스, 고추장베이스로 간을 많이 하는데, 이거 대신 트러플소금, 트러플 오일, 후추, 바질로 간을 하여 깍뚝썬 배로 버무리면 기똥찬 음식이 탄생합니다. 와인 안주로 강추합니다.

(마트에서는 생고기 섭취에 의한 사고위험성 때문에, 육회용 고기를 팔지 않습니다. 싱싱한 우둔살, 홍두깨살은 다 육회가능하고, 마트보단 동네 정육점이 친절하게 맛좋은 부위로 잘 썰어줍니다.)





치킨튀겨먹고 남은 기름이 한 솥이길래, 냉장고에 있던 갖은 야채들 몽땅 넣고 튀겼던 덴뿌라에비동.

TIP) 튀김반죽은 손가락으로 몽글몽글 가루남아있을 정도로 풀고, 얼음 몇개 띄워서 반죽하시는거 아시죠? 




양고기 어깨살로 몽근하게 조려낸 태국식 레드커리.

TIP) 플레이팅 후, 남은 코코넛밀크 살짝 부어주면 좀 더 이쁩니다 ㅎㅎ




별거 없는, 토마토 새우파스타.

한가지 팁만 드리자면, 새우는 소스에 넣고 볶지말고, 버터나 올리브유에 따로 구운다음 올려주세요. 




최고급 생선 중 하나인 '금태' 로 만든 금태 솥밥. 달래간장 한숟갈 크게 올려 쓱쓱 비벼먹으면 기가 막힙니다.

손바닥만한 애가 소매가 4-5만원씩 하는 아주아주 비싼 생선인데, 가끔 이마트에 작은애기들이 몇천원에 싸게 나옵니다.

구웠을때 고소한 기름이 정말 장난아닌, 생선좀 드신다 하시는 분들이 하나같이 1등으로 꼽는 정말 맛있는 생선이예요.






클래식 경양식 스타일, 함박스테이크와 감자양파스프. 

버터에 양파볶아 삶은 감자넣고, 물붓고, 치킨스톡 한숟갈 톡톡넣어 갈아버리면 기가맥힌 감자양파스프.


TIP) 코스트코에 파는 간고기 (소고기+돼지고기) 3만원치면 함박스테이크 50개 만들어 냉장고에 쟁겨둘수 있습니다.





요즘 유행인, 카이센동을 집에서 슥슥 비벼봤습니다.

초대리한 밥위에 방어, 농어는 집에서 4일 숙성시켜 썰어 올린 후, 연어알을 한가득 올려먹었습니다. 

등살 쪽인데, 마블링 보세요. 흔히 시장에서 떼먹는 시뻘건 방어랑은 좀 때깔이 다르지요? 맛은 더 다릅니다.




하몽기름에 구운, 감자와 하몽.

베이컨 기름내듯, 하몽을 팬에 구우면 어마어마한 기름이 나오는데, 이 짭쪼롬하고 풍부한 맛은 베이컨은 흉내도 못내는 기름이지요. 여기에 감자 구워 트러플소금 팍팍 쳐서 내면, 몇천원에 몇만원 안주 싸대구 날릴수 있어요. 와인 안주로 기가 막힙니다.



가끔은 이런 남도식 세꼬시 스타일도 좋아합니다.

도다리가 날때엔 쪼매난 도다리 한가득 잡아와서 세꼬시 뜨고, 묵은지 꺼내서 쌈싸먹으면 하아, 얘도 술도둑입니다.




해장할때 끓여먹곤 하는 굴짬뽕입니다.

중식의 팁이라고하면, '치킨스톡'이 참 많이 들어간다는 것. 

TIP) 겨울에 굴이 쌀때, 6-8알씩 소분하여 얼려두면, 일년내내 굴짬뽕, 굴라면을 즐길수 있어요.





우니를 참 좋아해서, 왠만한 지역에서 나는 애들은 다 먹어보았습니다.

철에 따라, 누가 더 맛있다라고 하긴 어려움이 있습니다만, 누구나 손꼽아 얘기하는 최고 맛있는 애는

북해도 산이 맞긴 하더군요. 

근데 더럽게 비쌉니다. 도매가 기준 250g 한팩에 15만원이 넘어요. 

그런데 이 북해도우니 싸대구를 날리는 녀석이 있사오니, 그 녀석은 바로!


우리나라 '강원도 고성' 산 아까우니 입니다. 

가을쯤에 잠깐 철이 돌아오는데, 그때 아까우니는 정말 천국의 맛. 심지어 가격도 쌉니다.

꼭 드셔보세요.





안심스테이크와 구운야채.

고기는 그냥 구우면 됩니다. 

TIP : 레스팅을 무시하지 말것.




새우도 품종별로 맛이 틀린데요. 사실 큰 논쟁거리인 대하, 흰다리새우는 그 맛에 있어서는 도찐개찐 별 차이가 없고,  (출하시즌의 양식 흰다리새우는 정말 통통하고 맛있습니다), 저는 새우는 얼려놓고 급할때 꺼내먹는 비상식량같은 개념이라, 냉동새우 맛을 많이 따지는데, 

TIP) 아르헨티나산 랑고스티노 를 강추합니다. 인터넷에서도 쉽게 구할수 있구요. 2kg 25000원 선이라 (50마리 넘게 들어있어요) 한참 먹어도 됩니다. 내장엔 모래가 좀 있는편이라 제거하는게 좋고, 몸통의 단맛이 좀 많이 달짝합니다. 대가리도 쪽쪽 발아먹어도 맛있어요.



가끔은 소맥이 생각날땐, 돼지 앞다리 삶고, 무김치절여무치고, 배추도 절여서 보쌈한판 만들어 먹습니다. 

TIP) 무김치는 앞다리 익는 시간 45분이면, 절이고 간이 배이게 만들수 있어요.



다이어트를 부르짓는 와이프때문에, 만들어보았던 메밀김밥.

전 정말, 김밥 마시는 아주머니야말로, 쉐프의 왕이라고 생각합니다. 김밥말기 너무너무 어려워요.




캠핑가서 고기구워먹을땐, 무조건! 뼈다귀달린 고기! (프렌치렉)

그리고, 갖가지 야채 같이 구워주기.

TIP) 줄기달린 토마토를 구우면 비쥬얼에서 50점 더 먹고 들어가고, 통마늘 구우면 30점 더 먹어줍니다. 



따뜻한 봄날이면 자주 끓여먹는 해물탕. (아직 육수붓기전)

한식이 역시 손이 많이 갑니다.





괜찮은 스시야에 가서 먹다보면, 담백한 광어부터 쫄깃 도미, 끈적하고 고소한 기름폭발 참치 오도로까지 숨쉴새 없이 달려 장엄한 대서사시가 클라이막스에 다왔을 즈음, 너 잠시 쉬어가~ 라며 슬그머니 내어주는 바로 그메뉴! 대게우니.

근데, 이거 항상 너무 아쉬웠습니다. 쥐꼬리만큼 대게살 발라서, 코딱지만큼 우니 올려주는데, 한숟갈뜨면 원샷클리언데! 곱배기주문 추가주문도 안되자나요.

그래서, 부자놀이 흉내낼겸 가끔 해먹는 통대게우니이꾸라 입니다. 대게몸통삭삭 발라내어 껍질에 한가득 넣어주고, 다리살도 쏙쏙 뽑아, 차곡차곡 쌓아주고, 위에 우니 왕창왕창올려 맛의 폭탄 연어알 뿌려주면 완성. 요건 절대 밖에서 못사먹죠...

TIP) 노량진을 다니시면, 싸게 해드실수 있습니다!


30장이 한계라, 올리다보니 벌써 다 올라갔네요.


아무쪼록 여러분, 코로나 슬기롭게 이겨내시고, 가족여러분들과 행복하게 맛있는거 많이 해드세요!




인스타 : minchori82


감사합니다.








March 31, 2020 at 05:18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