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글은 제 블로그에 업로드한 동명의 글을 사진을 포함하여 그대로 옮겨왔습니다.
http://blog.badalab.link/221720289128
시작하며
지난 3년간 사용했던 기어S3는 꽤 괜찮은 스마트워치였습니다. 펌웨어 업데이트를 할 때마다 배터리 충전 불안정 현상이 나타나서 짜증을 유발하기도 했지만,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습니다. 그러나 46mm이라는 어마어마한 사이즈는 제 손목에 다소 부담스러운 감이 있었기 때문에 작고 가벼운 사이즈를 가진 워치액티브가 출시되었을 때, 이 제품은 제 시선을 끌었죠. 2019년 3월 8일, 워치액티브가 시장에 출시된 바로 그 날에 저는 스마트워치를 바꿨습니다. 정말 괜찮은 스마트워치였습니다. 가벼운 무게 덕분에 손목 위에 올려두어도 부담이 없었고, 무엇보다 갤럭시워치액티브는 가격적으로 훌륭했습니다. 한국 가격 기준으로 25만원, 미국 기준으로 (TAX제외) $199.99라는 가격은 매력적이었습니다. 렌더링에서 보여지던 것 보다 실제 제품의 베젤이 넓어서 구라베젤 논란이 있었고, 아이덴티티와도 같던 회전식 베젤 인터페이스가 탑재되지 않아서 다소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그런데 2019년 8월, 6개월만에 '갤럭시워치액티브 2'라는 이름을 가진 후속 제품이 공개되었습니다. 하드웨어 스펙은 거의 유사했지만 워치액티브1에는 없던 스피커도 들어갔고, 베젤의 물리적인 두께도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스크린 가장자리에 소프트웨어로 베젤링을 구현하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모델명 규칙마저 뒤엎어졌습니다. 분명히 펫네임 상으로 워치액티브2는 워치액티브의 후속 제품이나, 모델명 상으로는 갤럭시 워치의 후속작임을 분명히 하고 있었습니다.

한번 생각해봅시다. 2015년, 기어S2가 공개되었습니다. 16년에는 기어S3가 공개되었고, 17년에는 기어 스포츠가, 18년에는 갤럭시 워치가 공개되었습니다. 지난 3년간 메이저 리프레시와 마이너 가지치기가 번갈아서 1년 단위로 이루어져왔기에 19년에 공개된 갤럭시 워치 액티브는 스핀오프 개념으로 인식되기 충분했습니다. 모델명 상으로 갤럭시워치액티브는 기어 스포츠의 후속작이었고(기어 스포츠 SM-R600, 갤럭시워치액티브 SM-R500), 따라서 2020년에는 베젤링이 달린 본가 모델의 후속작이 출시될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패턴이 깨진 거지요. 기업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개선된 개량형 모델을 출시하고 판매하는 것은 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그러나 반 년 만에 '2' 네이밍이 붙은 제품을 출시하면서 워치액티브1 유저들이 아쉽다고 말한 점들을 전부 보완하고 나왔으니, 워치액티브 구매자들은 소위 통수를 맞았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습니다. 가격이 그나마 10만원 가까이 올라서 다행이지, 가격마저 비슷하게 나왔으면 화나신 분들이 더 많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여하튼, 삼성은 지난 11월 19일 실시된 갤럭시워치액티브의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사용자들의 뒤통수를 어루만져 주었습니다. 생각해보면 액티브가 출시 시점이 빨라서 그렇지, 이번 업데이트가 액티브2의 소프트웨어 기능 이식 업데이트라는 것을 생각하면 액티브2 출시 이후 상당히 빠른 시점에 기능에 대응하는 업데이트가 제공이 된 겁니다. 구기종에 기능을 차별하지 않고 신제품과 거의 동일한 경험을 제공해 준 점은 정말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입니다. 삼성이 최근에 이런 부분에서 많이 유연해진 모습입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액티브2의 충격으로 아직도 뒤통수가 얼얼합니다만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기존 리뷰에서 지적했던 아쉬운 점들이 대다수 보완이 되었기에 리뷰를 한 번 더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업데이트를 하게 됐습니다. 디바이스 본연의 리뷰에 대한 부분은 이전 글을 참조해주시고, 이번에는 업데이트를 통해 추가 제공되는 소프트웨어 기능들을 간단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가장 급진적인 변화 : 소프트웨어 터치 베젤 추가
기어 시리즈와 갤럭시워치의 아이덴티티와도 같았던 회전식 베젤 링이 사라진 것은 일장일단이 있는 모습입니다. 베젤 링이 사라진 덕분에 작고 가벼운 디자인을 완성할 수 있었으나, 과거와 같은 사용성은 잃게 되었죠. 이에 액티브2에 추가된 소프트웨어 베젤이 액티브1에도 업데이트가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베젤 안에 터치센서가 있는 것으로 착각하시던데, 내부에 별도로 그런 부품은 없었던 것으로 봤습니다. 자세히 사용해보면 화면의 가장자리부에 근접한 부분에서의 손가락 터치를 인식하여 소프트웨어적인 오버레이로 인식하는 방식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터치되는 범위가 패널보다 살짝 바깥쪽이어도 근접해서 인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액티브2도 동일합니다.
사용 방법은 간단합니다. 화면 바깥의 베젤을 스와이프하듯이 가볍게 돌리면 가벼운 진동과 함께 터치 베젤이 동작합니다. 기존 기어 시리즈나 갤럭시워치의 베젤링과 거의 동일한 경험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반토막났던 사용성이 크게 좋아졌습니다. 이제 위젯을 조금 더 많이 배치하고, 손쉽게 위젯 사이를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정말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한가지 아쉬웠던 점은 현재 액티브나 액티브2 둘 다 진동 피드백이 그렇게 좋은 편이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후속작에서 더 좋은 진동모터나 새로운 알고리즘을 통해 진동피드백이 개선된다면, 베젤을 돌리는 물리적인 손맛도 어느정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ONE UI Watch 1.5로의 업데이트

SK3 펌웨어로 업데이트가 되면서 액티브도 ONE UI Watch 1.5에 대응되었습니다. 하반기에 출시한 갤럭시노트10이 ONE UI 1.5를 탑재하고 있고, 같이 나온 액티브2 역시 ONE UI Watch 1.5를 탑재하고 있으니 차별 없이 소프트웨어 지원을 물려받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업데이트된 워치를 요모조모 살펴보니 물리적인 베젤이 없는 원형 스크린의 사용성에 대해 워치액티브1을 만들 때 보다 많은 고민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소프트웨어적인 최적화도 한결 나아져 업데이트를 진행할 때 마다 조금씩 생기던 프레임드랍도 고쳐진 모습입니다.

40mm의 작은 스크린 사이즈에 맞추어 퀵패널의 빠른 실행 아이콘 개수가 8개에서 6개로 줄어들었으며, 작은 화면을 오밀조밀하게 채우고 있던 컴포넌트들이 사라져 각 아이콘에 할당된 영역의 크기가 커졌습니다. 보다 확실하게 기능이 실행되었다는 하이라이트를 토글에 제공함으로써 사용성이 향상되었습니다.
선택적인 새로운 메뉴 타입 제공

기존 원형의 회전 앱 서랍 UX 이외에도 리스트형 앱 서랍 인터페이스가 도입되었습니다. 이전부터 회전식 베젤링이 없는 작은 화면에서의 조작편의성, 레거시와 아이덴티티를 이유로 해당 타입 메뉴의 도입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한 바가 있었는데, 다행히 소프트웨어 베젤이 추가되면서 목록 보기 뷰가 옵션으로 추가되었습니다. 기존의 회전식 앱 서랍 타입을 완벽히 대체하지 않아서 정말 다행입니다.
진행 표시 아이콘 제공

기존 인터페이스에서는 어떠한 모드에 진입해 있다는 사실을 상단에 작은 원형 알림으로 제공했는데, 다소 일관성이 없어보이는 모습이었습니다. 여기저기에 같은 정보가 중복으로 제공이 되는 점도 다소 아쉬운 부분이었구요. 업데이트 이후에는 일관적으로 화면 하단에 '진행 표시 아이콘'이 제공됩니다. 통화를 할 때는 통화를 하고 있다는 알림이, 음악을 듣고 있을 때는 음악을 듣고 있다는 알림이, 취침 모드일 때는 취침 모드에 들어가 있다는 알림이 아이콘 형태로 제공되는 것이죠. 음악이 재생중일 때는 소소하게 아이콘이 통통 튀는 효과가 제공이 됩니다.

이외에도 전반적으로 인터페이스에 소소하게 미려한 애니메이션들이 추가되며 시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했습니다. 충전 중일 때 배터리 퍼센테이지를 알려주는 인터랙션을 포함해 시스템 전반적으로 사용성에 도움을 주는 효과들이 다수 추가되었습니다. 이는 휴대폰의 ONE UI 변화와 일치하는 방향의 변화로써, ONE UI가 진정한 ONE, 하나의 사용자경험을 향해 한발자국씩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부분이라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약간 아쉬운 소프트웨어 터치 베젤의 사용성

추가된 터치 베젤은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웠으나, 3점 메뉴 진입 버튼과 관련지어보면 다소 아쉬운 사용성이 있었습니다. 세로 스크롤 혹은 베젤링을 통해 스크롤해야 할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위의 사진과 같이 화면 우측에 위치한 3점 메뉴가 의도치 않게 눌려 메뉴 오버레이가 발생하는 상황이 굉장히 잦았습니다. 특히 베젤이 다소 넓은 워치액티브의 경우 의도적으로 베젤 가까이서 터치를 하려고 베젤링을 조작하다가 이같은 상황을 마주하게 됩니다. 사용자가 의도적으로 신경쓰며 메뉴버튼을 회피하여 스크롤링을 시작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에, 메뉴버튼의 위치를 변경할 수 있는 옵션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설정을 통해 메뉴버튼의 위치를 좌측과 우측으로 옮기고, 시계를 왼손에 차는 오른손잡이에게는 좌측에 위치한 메뉴버튼을, 시계를 오른손에 착용하는 왼손잡이에게는 우측에 위치한 버튼을 제공하는 것을 통해 스크롤링과 버튼 프레스의 간섭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를 휴대폰을 통해 워치 초기설정을 줄 때 유저에게 물어본다면 충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어차피 화면이 작은 워치에서 메뉴에 접근한다는 것은 화면 위에 블러로 제공되는 메뉴 오버레이를 덮는다는 의미와 동일하기 때문에, 손가락이 메뉴 버튼으로 이동하며 화면 전체를 가리는 동작이 있어도 사용성에 큰 방해를 받지는 않을 테니까요.
새로워진 워치페이스, '마이 스타일' 기능 제공
특히 새로운 종류의 워치페이스가 추가된 점도 눈에 띕니다. 기존 워치페이스 중에서 커스텀이 가능했던 워치페이스들이 일부 있는데요, 예를 들어 날씨, 걸음 수, 칼로리 등 여러가지 항목 중에서 사용자가 화면에 표시할 정보를 선택할 수 있는 식이었습니다.

컴플리케이션 메뉴를 통해 지원되는 워치페이스에 한해 호흡, 운동 시작 등 표시할 수 있는 항목들의 종류가 다양해졌습니다. 기존과 동일하게 워치 내부 페이스 편집 화면에서 설정할 수도 있고, 컴패니언 앱의 시계 꾸미기 화면에서 설정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워치페이스 종류에 '마이 스타일'이 추가되어 워치액티브2와 동일하게 오늘의 패션과 색깔을 맞춘 커스터마이징된 워치페이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게 제 옷은 아니구요... 대충 이런 옷을 입고 패션피플이 된다고 가정했을 때 옷의 색상과 시계의 베이스칼라를 통일시켜 배경으로 지정할 수 있는 기능입니다. 배경과 시계 스타일이 몇 가지 프리셋으로 제공되지만, 종류가 다양하지는 않아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제게 시계는 그냥 시계일 뿐인데, 패션피플 인싸들의 세계란 참 기묘합니다.
결론

액티브 뿐만이 아니라 갤럭시워치 역시 액티브2의 기능을 이어받는 기능 업데이트가 제공이 되었는데요, 삼성이 구 세대의 웨어러블 모델들에 아끼지 않는 소프트웨어 지원을 해 주고 있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특히 기어와 워치액티브 모두 컴패니언 앱을 새로운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해 주면서 새로운 UX를 제공해준 점 역시 굉장히 긍정적입니다. 반년만에 모든 면에서 좋아진 액티브2를 액티브1 구매자들 뒷통수에다가 '핫하 받아라' 하고 던진 삼성전자였는데, 상처가 곪기 전에 생각보다 빨리 구매자들의 뒷통수에다가 마데카솔을 발라주었군요. 이번 업데이트는 다른 업데이트보다 소프트웨어 터치 베젤을 추가해준 점이 굉장히 마음에 드는 업데이트였습니다.
과거에는 사용자들이 새 제품을 구매하게 하기 위해 기능을 차별하고, 업데이트를 해주지 않는 등 조금은 치졸한 방법을 사용했습니다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습니다. 기존 구매자들이 새 제품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괘씸해서 새거 산다'는 부정적인 감정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제품에 다수의 새로운 기능을 지원해주면서 자연스레 새 제품으로 올라탈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과정이 필요해진 것입니다. 결국 이 시점에서의 관전포인트는 과연 내년 초에 액티브3가 나오는지, 그리고 액티브3의 기능은 과연 어디까지 지원이 될지 여부가 아닐까요.
삼성전자의 현명한 결정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업데이트된 점수 : 9.3 / 10.0
Comment : 작고, 귀엽고, 깜찍하고, 회전식 베젤도 돌아왔는데 렌더링은 대체 왜 그랬을까.
세부 감점 내역
가벼운 진동 피드백이 아쉬워서 -0.3
렌더링이 괘씸하고 베젤이 태평양과 같아서 -0.2
스피커가 탑재되어 있지 않아서 -0.1
마데카솔을 바른 뒷통수가 아직 다 낫지 않아서 -0.1
November 29, 2019 at 10:36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