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기타 전자소송(민사소액) 경험기

예전에 읽었던 오유의 글때문에 한번 경험삼아 해본 전자소송 경험기입니다.

참고글 링크 - http://www.todayhumor.co.kr/board/view.php?table=bestofbest&no=348492


작년 8월에 중고거래 사기를 당하면서 경찰에 신고하고 기회가 좋겠다 싶어서 민사 소액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대략 5개월만에 변론기일을 지정받고 오늘 조정에 합의하고 왔습니다.

진행에 있어서 실제로 링크의 글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과정을 간단하게 기록으로 남길까 합니다.

제 피해액은 10만원입니다. ㅎㅎ


18년 8월 22일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 제기


제가 아는건 이름, 전화번호, 계좌번호라서 주소 같은 것을 알기 위해

18년 8월 22일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신청(농협) - 계좌명의 인적사항

18년 8월 23일 문서제출명령 신청서 제출 (LG유플러스) - 휴대폰 가입자 인적사항

이렇게 두군데 보냅니다.


18년 9월 6일 xx농업협동조합 금융거래정보회신 - "본 지점 계좌 아님"

진짜 달랑 이렇게 왔어요. 농협이면 전산에서 다 조회 될걸로 생각했는데...

18년 10월 5일 주식회사 엘지유플러스 사실조회회신 제출 (주소, 주민번호 확인)

유플러스에서 주민번호, 주소가 도착했습니다. 온전한 주민번호까지 온건 의외였습니다.

그리고는 뭘 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18년 11월 28일 보정권고 송달

피고 주민번호를 법원에서 알려주며 등본을 발급받아 주소를 보정하라고 함.

18년 12월 1일 보정서 제출

등본을 발급받지 않고 그냥 유플러스에서 받은 인적사항을 보정서로 제출함


18년 12월 7일 피고에게 소장부분/소송안내서 송달

19년 1월 14일 원고에게 변론기일통지서 송달

19년 1월 14일 피고에게 변론기일통지서 송달

19년 1월 15일 피고에게 소장부본/소송안내서/변론기일통지서 송달

오늘 가서 알았는데 11월에 다른 잘못을 뭘 했는지 소년원에 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15일에 소년원으로 서류가 재 송달되었습니다.


19년 1월 28일 기일변경명령

변론기일이 원래 오후 4시였는데 피고 원고 모두 멀리서오니 빨리 끝내고 일찍 올라가시라고 오후 2시로 당기면 어떻겠냐고 연락이 왔습니다. 금액이 얼마 안되서 거기까지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중이라고 그랬더니 전화주신 직원분도 그렇긴 하시겠네요 그러네요.

사실 이때까지만해도 그까지 가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고민하다가 끝까지 경험해보자 하는 생각으로 오늘 갔습니다.


19년 1월 31일 변론기일 - 조정성립

재판이 10분단위로 2~4개씩 열리는데 제 앞에 재판은 1분 2분 정도 순식간에 끝나버리고 저희는 피고한테 이것저것 묻고 변명 듣고 하느라 5분정도 걸렸습니다. 변명만 하더군요.

10만원에 이것저것 비용 계산해서 좀 깍아주고 13만원 어떻겠냐고 판사님이 그러셔서 그러시죠 그러고 2월 말까지 변제하겠다는 조정합의서에 싸인하고 5분만에 끝났네요. 정말 갚을지는 미지수고요. ㅎㅎ

중간에 제가 한달정도 시간을 까먹기는 했지만 5개월만에 내가 뭘 하고 있었는지 가물가물 하던 차에 마무리 되었습니다.


이와는 별도로 다음달에 형사 공판이 열립니다. 사건 조회 해보니까 검사도 있고 국선변호인도 있고 오.... 구경가고 싶..지만 오늘도 교통비하고 점심 사먹는데 5만원 쓴거 같습니다. 점점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는 상황이...

피해자가 저말고도 다섯명이 더 있는데 총 피해액은 80만원 정도 됩니다. 겨우 이거 사기 치고 그 고생을 하나 싶기도 한데 참 힘들게 산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저보다 스물네살(띠동갑이군요)이나 어린 친구인데.

나오는데 어머니로 보이는 사람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어떻게 됐냐고 물어보는데 씁쓸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뭐라고 마무리를 해야할지...

효도는 못할 망정 폐는 끼치지 말고 살자 쫌..



January 31, 2019 at 06:40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