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시술/수술기 임신 경험기.. 아빠되기

안녕하세요! 

사용기 게시판에는 처음 글을 써보는 것 같습니다. 

현재 결혼을 하고 와이프와 알콩달콩 하게 살고 있는 유부남입니다. 

클리앙에는 많은 분들이 유부남이셔서 사실 뭐 이 글이 필요할지는 모르겠지만 

심심해서 한번 적어보려합니다 ㅎㅎ ... 신혼이시거나 앞으로 결혼 계획중이시거나 

자녀계획중이신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합니다. (사실 저도 잘 모르지만.... 막 적어 봅니다...)




2016년 10월 23일날 결혼을 하였습니다. 현재 거의 1년 하고도 조금 더 지났네요.

시간이 참 잘가는거 같습니다. 당시에 결혼한다고 클리앙분들의 축하도 받았었습니다.

https://www.clien.net/service/board/park/9798634CLIEN


그리고 2017년 3월경 와이프의 임신 소식을 들었습니다! 

아빠가 된다는 기분(?) 처음 느껴보았지만 기억상의 저는 엄청 헤벌쭉 했던 것 같습니다.

연애 시절부터 와이프는 애기들을 좋아했었고 그래서 임신을 무척이나 기다려 왔었는데 

결혼한지 얼마 안되서 임신이 되어서 매우 기뻐했었습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죠 ㅎㅎ

병원에 가서 초음파도 찍어보고 애기집이 생긴걸 확인하고나니 더욱 더 실감이 났었습니다. 


그치만 그 기쁨도 잠시 갑작스러운 하혈을 동반한 유산이 생겨 버려 결국 첫 아이의 생명은 

저희 곁을 떠나게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임신이 매우 기뻣지만 아직 제대로 형태도 보이지 않은 

상태에서의 유산이라 크게 실망하지 않았지만, 애기를 무척이나 좋아했었고 아이를 갖고 싶어 했던 

와이프는 엄청 많이 울었습니다. 제가 아무리 위로를 해도 쉽게 울음이 그치지 않아 적잖이 당황도 했습니다. 

(나중에 들은 얘기로는 ... 이때 제가 제대로 위로 안했으면 엄청 서운할뻔 했다 라고 와이프가 얘기했었습니다...)

(갓 결혼하신분들 혹은 결혼계획중이신 클량 분들은 이런 상황에 무조건 적인 위로와 사랑으로 보듬어 주셔야 합니다...)


한 차례, 슬픔이 지나가고 나서 2017년 6월경 다시 임신이 되었습니다. 요즘 난임, 불임이 많은 데 

빠른시간내에 다시 임신을 하게 되어서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결혼하기 전부터 잦은 흡연과 밤샘 등으로 인해 정상적인 기능이 있을까 걱정을 했던 부분도 조금 해소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한차례 유산을 겪은 바... 이전보다 조금 더 조심스러워지긴 했었습니다. 그래도 다시 찾아온 생명에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다행히도 이전과 같이 조기에 계류유산이 생기지도 않았습니다.


그리고 16주가 지나고 흔히들 말하는 안정기에 접어 들어갔습니다. 

아빠가 된다는 느낌은 설레고 기대가 되고 ... 즐겁기도 하였습니다. 물론 금전적인 부분은 부담감을 느꼇지만...


산후조리원도 예약하고 아빠가 될 준비를 꾸준히 하였습니다. 베이비페어 전시회가서 물품도 많이 사고

브라운온도기, 겉싸개, 속싸개 등 살게 엄청 많더라구요... 새로운 세계에 입문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정출산일은 2018년 2월 7일... 

곧 태어난다는 기대를 가지고 하루하루 기다림으로 지내오던 한 날...


2018년 1월 17일 무렵 와이프가 태동이 없는거 같다고 얘기를 했습니다. 전날 16일에 초음파 검사를 하고 왔는지라

출산시기가 되면 태동이 줄어든다는 얘기도 들은적이 있었고 해서 이제 출산시기가 다가와서 그런거다 하고 

와이프를 안심시켰고 주말에 병원에 한번 다녀오자고 얘기했습니다. 


2018년 1월 18일 와이프를 안심시키고 저는 회사에 출근했는데 와이프가 자꾸 불안해해서 

그럼 먼저 병원에 가보라고 하고 저는 업무 마치는데로 뒤 따라 가겠다고 했습니다. 

오후에 업무를 보는 와중에 와이프로 부터 전화가 왔는데 애기가 심장이 멈췄다고 빨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사실 이때는 아무 생각이 들지 않고 빨리 가야 겠다는 생각에 회사에서 뛰쳐나와서 신호 다 무시하고

(지금 생각하면 무슨생각으로 운전했는지 아찔합니다....)

도착해서 다시 초음파를 보고 심장이 멈춘 아기를 최종적으로 확인했습니다. 이때까지도 아무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초음파 확인 후 와이프를 데리고 나와서 병실로 이동시키고 저 혼자 남아서 의사선생님과 면담하고 

제왕절개를 할지 자연분만으로 할지(사산이 되어도 자연분만으로 하게 되면 출산과 똑같이 고통을 느껴야 된다고 하더라구요)

결정하라고 해서 저는 도저히 와이프가 겪게될 고통을 보기 싫어서 제왕절개로 선택하였습니다. 

의사선생님과 면담이 끝나고 나서까지도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원무과로 가서 화장동의서를 작성하라고 주더군요...


이때부터 저 혼자 엄청 울었습니다. 이때까지 아무 생각이 없던게 한꺼번에 몰려오면서 엄청 울었습니다. 

동의서 적으면서 계속 눈물만 흘리고 .. 억지로 억지로 감정 추스려서 겨우 적어서 제출하고 병실에 있는 와이프를 만나러갔습니다.

이때가 저녁 9시 정도가 되었습니다. 수술동의서도 적고 .. 밤에 수술하기 그러니 다음날 아침에 수술하자는 의사선생님의 말에

알겠다고 하고 밤새 병실에서 와이프와 둘이서 울었습니다. 잠도 안오더라구요...


그리고 나서 다음날 와이프를 분만실로 보내고 저는 밖에서 기다렸습니다. 

분만실 앞에서 기다리는 시간 동안 다른 가족들은 다 애기 태어난거 보고 기뻐 하는데... 

저만 기뻐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괴롭고 슬펐습니다. 


수술이 다 끝나고 의사선생님이 나와서 저를 부르더라구요. 애기 얼굴 보겠냐고 ... 말이죠 

안보려고 했다가 보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른 애기들과 똑같은 얼굴과 똑같은 몸 다 가지고 있는 아기 인데 왜 힘차게 울면서 태어나지 못했을까 

나는 과연 무슨 죄를 지어서 이렇게 고통스러운 일을 당해야 하는 걸까 하는 생각도 들고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나보낸 아이에게 너무 미안했습니다. 와이프에게도 미안하고...

후회되었습니다. 와이프가 태동이 안느껴진다고 할때 병원에 빨리 갔었어야 하는데...


의사선생님께서도 맘이 아프셔서 혹시라도 다른 이유가 있나 싶어 이 검사 저 검사 다 해본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수술에서 깨어난 와이프는 고통보다도 깨어났을때 마취를 해서인지 아무것도 모르고 배가 줄어든걸 알고는 

하루종일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렇게 제 아이는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병실에서 일주일을 보내는 동안 와이프와 울기도 많이 울었지만 제가 계속 울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어 

억지 웃음도 많이 하고 그랬습니다. 겨우 겨우 참고 웃었지만 와이프 몰래 울었던 적도 많았습니다..

병원에서 퇴원을 하고나서 ... 와이프는 집에서 쉬게 하고 저는 한동안 조금 바빳습니다.


밀린 회사 업무도 하면서 태아보험도 해지 하고 약 일주일 정도는 정신 없이 보냈습니다. 

그리고 주말에 대구에 있는 화장장(명복공원)에서 화장을 했습니다. 화장장에 기다리면서 가족들에게는 오지 말라하고

저와 친한친구 한명 둘이서 화장장에 다녀왔습니다. 와이프가 엄청 가고 싶어 했는데 제가 극구 반대 했습니다.

화장장에서 남들은 이름이 다 적혀 나오는데... 제 아기는 OOO의 태아 이렇게 적혀 나오는걸 보고 있으니

마음이 너무 아프고 슬퍼서 또 눈물이 나더라구요... 화장이 끝나고 나서 나온 유골가루를 품에 안고 

화장장을 떠나 인근 계곡에 뿌려주고 왔습니다. 


이렇게 제 첫 아이의 임신과정은 끝이 나게 되었습니다. 37주 동안 와이프 뱃속에 있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했었습니다. 

지금도 아직 생각나고 합니다만... 하늘에서 잘 지내고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2018년 12월 31일 한해를 마무리 하면서 저와 같은 일이 없도록 자녀계획중이시거나 임신하신분들이 계시면

임신에 안정기는 없다고 생각하시고 이상있다 싶으면 바로바로 병원으로 가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빠가 되는 길은 참으로 힘든거 같습니다 ㅎ 지금은 뱃속에 또 다른 생명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다행히도 빨리 임신이 다시 되어서 와이프도 예전 일은 잊고(잊으려고 노력하는 거겠죠) 지금 아이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번주가 34주네요. 1월 17일로 출산일을 잡았고 이제 기다리는 일만 남았습니다. 

이번에는 꼭 제 두손으로 제 아이를 안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ㅎㅎ 

긴글 읽어 주시느라 고생 많으셨고 이세상 모든 아빠 엄마 분들 존경합니다. 감사합니다. 






December 31, 2018 at 01:23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