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오군입니다.
오늘은 개인적으로 밀린 과제를 하나 해결하고자 합니다. 바로 홈씨어터 PC(HTPC) 입니다.
지난해부터 관련 부품을 모아뒀었는데 미루고 미루다 최근에 조립을 완료했습니다.
관련해서 DIY로 만드는 HTPC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네요.
- 근본적인 물음, 조립 HTPC가 필요한가?
요즘은 미니 PC가 잘 나옵니다. 인텔 NUC, 조텍 ZBOX, 기가바이트 BRIXS 등 꽤 괜찮은 브랜드의 완성품 미니 PC가 다양하고, 가격과 성능이 무척 다양해서 선택의 폭이 넓은 편입니다.
그런데도 전 굳이 부품들을 모아 HTPC를 조립했습니다. 개인 취향에 맞게 조립하고 싶었고, 무엇보다 집에 남아있는 부품을 활용하고 싶었습니다.
조립 HTPC의 장점은 조립 PC와 비슷합니다. 관련된 다양한 부품이 있어 원하는 대로 직접 조립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어떤 부품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다르겠지만 완성품 미니 PC보다 좀 더 가격대비 성능을 좋게 만들 수도 있지요. 물론 관련 부품을 알아보고 선택하는 과정에 시간이 좀 필요합니다. 사람에 따라선 이런 과정 또한 하나의 공부이자 즐거움이죠.
- 조립 HTPC의 핵심 부품 케이스&메인보드
▲ 마이크로닉스 TH-110-HM (feat. 120W 어댑터) + 마이크로닉스 1리터 블랙 케이스
마이크로닉스 H110 칩셋 메인보드인 TH-110-HM 메인보드(ITX 규격 170x170mm)와 1리터 케이스를 선택했습니다. 파워 서플라이를 사용하지 않는 어댑터 방식이기에 훨씬 작은 크기, 소음이 작은 HTPC를 구성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택했습니다.
메인보드는 현재 판매 중이지만, 1리터 케이스(크기 207x187x43mm)는 단종 됐습니다. 아마 판매량 부진이 단종의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론 취향 저격인 케이스인데 좀 아쉽습니다. 업그레이드해서 또 출시해주면 좋겠지만 수요가 많지 않아서 쉽지 않은 이야기겠네요.
다나와에서 현재 판매 중인 케이스 중 마이크로닉스 1리터 케이스와 비슷한 제품이 있는지 검색해보니 실버스톤 Petit 시리즈가 크기면에서 비슷한 것 같습니다. Thin Mini-ITX 메인보드를 지원하는 케이스는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네요.
현재 인텔 Thin Mini-ITX 메인보드도 케이스만큼 선택의 폭이 넓지 않은 편입니다. 판매 중인 제품이 손에 꼽을만합니다. 역시 다나와에서 한번 검색을 해보니 마이크로닉스 TH-110-HM, ASUS H110T 정도만 판매 중인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혹 다른 메인보드 아시는 분 있으면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인텔 7세대 프로세서까지 사용할 수 있고, 노트북용 메모리를 사용하는 매니아 취향의 플랫폼인 Thin Mini-ITX 메인보드와 역시 이를 지원하는 1리터 케이스로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 두께 30mm 이하로 눕혀야하는 메인보드
마이크로닉스 TH-110-HM 메인보드는 바이오스 업데이트를 통해 7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까지 사용 가능합니다. 인텔 Thin-Mini-ITX 관련 정보를 보다보니 TDP 65W 프로세서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저는 TDP 51W인 6세대 코어 i3-6300(2C4T 3.8GHz)을 장착해 사용했습니다. 오버클럭이 가능한 K모델이 아닌 다른 대부분 CPU의 TDP가 65W 수준이란 점을 보면 7세대 i7-7700 장착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G4560 정도 사용하면 딱 좋을 것 같습니다.
메모리는 노트북에 사용하는 DDR3L 4GB 2개 8GB를 장착했습니다. HTPC 정도면 4GB 정도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혹 노트북 업그레이드하고 남은 메모리 있으면 장착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최대 16GB씩 32GB로 확장할 수 있다곤 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이 바로 저장장치인데요. 저는 갖고 있던 2242 규격의 M.2 128GB SSD를 장착했습니다. 메인보드는 Mini-SATA만 지원해 Mini-SATA를 M.2로 변환해주는 어댑터를 사용했구요. SATA 포트를 2개 지원하기에 2.5" SSD나 HDD를 장착해 사용하면 됩니다. 전원은 메인보드 케이블 연결을 통해 받을 수 있습니다.
mSATA 포트에는 무선 랜카드나 블루투스 카드 장착할 수 있습니다. 다만 무선 랜카드를 장착해도 안테나를 빼기가 좀 애매하다는 의견입니다.
1리터 케이스의 전면 포트는 USB 2.0 밖에 지원하지 않아 좀 아쉽지만, 메인보드가 USB 3.0을 지원해 아쉬움을 덜어줬습니다. 디스플레이 포트로 HDMI를 지원합니다. HDMI 2.0을 지원하는 것은 아니기에4K 해상도에서 60Hz를 사용할 수 없지만 4K 30Hz까지 지원하고, FHD에서는 큰 문제 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저는 FHD PDP TV에 연결할 용도로 만든거라 큰 문제 없었습니다.
1리터 케이스는 함께 LP 쿨러를 제공합니다. 높이가 25mm 수준으로 낮습니다. 인텔 번들 쿨러는 높아서 사용할 수 없고, 30mm 이하 높이의 쿨러를 사용해야 합니다. 써모랩에서 출시한 ITX30 쿨러도 조정을 통해 장착 가능하다고 합니다.
120W 어댑터(19.5V,6.15A)는 따로 구매하면 4만 원이라고 합니다. Thin Mini-ITX 메인보드에서는 두루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크기는 146x75x25mm 정도네요. 크기가 작은 65W, 90W 어댑터도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사용 전력에 따라 더 작은 어댑터를 사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되겠네요.
1리터 케이스에 장착한 모습입니다. 케이블 연결하니 메인보드가 쏙 들어가네요. 2.5" SSD를 장착하면 내부 공간이 좀 빠듯할 것 같은데 어댑터 사용해서 M.2 SSD 장착한 것이 도움이 된 것 같습니다.
VESA 홀에 장착해 올인원(AIO) PC로 사용할 수 있도록 브라켓도 지원합니다. 모니터에 연결하면 공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습니다. 원래 Thin Mini-ITX 플랫폼 자체가 AIO PC를 위해 만들어진 만큼 VESA 브라켓 제공합니다.
바닥 케이스까지 덮은 상태입니다. 통풍이 잘되도록 타공망 처리가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네 모서리에 진동 흡수 밑 공간 확보를 위한 고무 패드도 부착할 수 있습니다.
원래 바닥 케이스는 이 색상이 아니었는데요. 제가 검은색이 더 어울릴 것 같아서 칠했습니다.
1리터 케이스 본체와 어댑터가 차지하는 공간이 적습니다. 전반적으로 작은만큼 HTPC로 사용하기에 충분합니다.
크기 비교를 위해 TV 장식장에 직접 넣어봤습니다. 1리터 HTPC(왼쪽), SKB 셋탑박스(가운데), SKB 공유기(오른쪽) 순서입니다. 크기가 함께 사용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었습니다. 인텔 NUC는 이보다 더 작지만 조립해 만들 수 있는 HTPC 수준으로 이 정도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무선 키보드와 무선 마우스는 로지텍 제품을 사용했습니다.
거실에 50" PDP TV와 연결했습니다. 스마트 기능이 별로 없어서 셋탑박스에 연결해 사용하는 것 이외에는 큰 활용이 없었습니다. HTPC 자체가 동영상 재생이 큰 부분을 차지하기에 셋탑박스 사용만으로도 괜찮지만 HTPC로 유튜브도 볼 수 있게 되고 50" 대형 화면으로 여러 가지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의미를 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소비전력을 측정해본 결과 어댑터만 연결해 놓은 상태에서는 0.9W 정도 소비했고, 윈도우를 실행시키고 아무 동작도 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11~12W 정도, 유튜브르 볼 때는 21~22W 정도 소비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직접 구성해본 1리터 HTPC, 정리하면...
시기적으로 제가 구성한 1리터 HTPC는 최신과는 조금 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1리터 케이스는 단종까지 되었지요. 남은 부품을 활용해서 만들자는 취지로 조립했기에 최신, 최고 사양은 아닙니다. 그래도 '조립해 만드는 작은 HTPC'라는 방향에서는 적절하게 조합해 조립했다고 생각합니다.
현재도 비슷하게 조립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앞에서 소개했던 메인보드와 케이스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메인보드와 케이스, 어댑터 구매에 약 20만 원 정도 들어가고, 여기에 CPU, 메모리, 저장장치까지 더해 PC를 구성한다면 사양에 따라 추가적으로 금액이 더 지출 되겠지요.
널리 사용되고 있지 않지만 Thin Mini-ITX 플랫폼도 성능은 충분하고, 활용도 얼마든지 가능할 것 같습니다. 가로 세로 20cm도 안되는 소형이기에 다양하게 활용이 가능하죠. 인텔 내장 그래픽만 좀 더 발전해준다면 UHD, 4K 용으로도 충분히 활용 가능할 것 같습니다. 인텔 8~9세대 프로세서를 사용할 수 있게 관련 칩셋을 사용한 메인보드를 제조사에서 출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제 글이 Thin Mini-ITX, 미니 PC, HTPC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 마지막 소감
HTPC로 구상하고 만들었지만 부모님 PC로 활용하는 것이 좀 더 적합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거실 TV에 PC를 연결해 봐야 몇 번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부모님 PC 바꿔드린지도 오래되고 해서 그냥 1리터 HTPC는 거실에서 안방으로 자리를 옮겼습니다.
1리터 HTPC를 조립하고 글을 정리하면서 제가 사용하는 PC와 스마트폰에 비해 부모님이 사용하는 PC, 스마트폰은 어떤지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사용하는 건 좋은데 부모님 것은 그렇지 않을 것 같더라구요.
그래서 PC부터 우선 1리터 PC로 교체해드리기로 했답니다. 빨리 스마트폰도 바꿔드려야 할텐데 말입니다. ㅎㅎ
October 18, 2018 at 10:39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