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영화 (스포주의) 더 보이스


영화 얘기니까 당연히 줄거리나 소재가 들어갑니다.

근데 이 영화는 안보셔도 크게 문제 없을 것 같은데... 돈도 시간도 절약하고 말이죠....

메모수준의 사용기라 말이 짧습니다. 미리 양해 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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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ovie.naver.com/movie/bi/mi/basic.nhn?code=113648


https://www.imdb.com/title/tt1567437/?ref_=nv_sr_1


라이언 레이놀즈가 <데드풀2>보다 훨씬 어려보여서 '역시, 배우!'했는데 4년전 개봉했던 영화...
덕분에 이 영화가 왜 지금 (우리 나라에서) 개봉한 건지 알겠다.

* 장점
늘(?) 궁금(?)하던 조현병 환자나 연쇄살인마(조금 결이 다르긴 한데...)의 병증을 간접경험해 본다.
- '목소리가 들린다.'란 얘기나 '평소 환각, 환청에 시달려왔다.'는 문장이 들어간 기사로 접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현실적인 느낌. 라이언 레이놀즈가 아주 뛰어난 연기를 보여준다. 필모가 이상해서 그렇지 연기 잘하는 배우다. 결은 좀 다른데 <베리드> 때가 기억날 만큼 여러 모로 훌륭한 연기다.
몇몇 씬(결코 전체가 아니다...)들의 구성이 좋은데, 특히 자기 집에서 '보이스들'과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흥미롭고 재밌다. 저러면 미치겠구나 혹은 저렇게 미쳐가는구나 또는 저래서 미쳤구나, 싶다...

배우들의 호연
- 캐스팅이 좋다. 라이언 레이놀즈는 말할 것도 없고 희생자들이 무척이나 매력적이며 연기도 뛰어나다.

깔끔한 미술
- 주인공의 심리를 반영한 미장센들이 괜찮다.
약을 안먹은 상태에서 주인공이 접하는 세상은 오버스탑되어서 밝고 깔끔하며 화사하다.
근데 보통 사람 혹은 약먹은 주인공이 접하는 세상은 같은 공간이지만 완전히 반대로 세팅되어있다.
이 둘의 대비가 영화가 가장 큰 매력이자 설득력.




*단점
결과적으로 실패한 이야기, 관객에 대한 배려가 없다.
- 스토리는 청자를 배려해야한다. 보통 이런 얘길 들으면 초보 창작자는 이야기를 쉽게 전달하는 것에만 신경쓰는 경향이 있다. 물론 그건 중요하다. 일단 듣는(혹은 보는) 쪽이 알아먹어야하니까. 하지만 제대로 된 창작자는 쉽게 전달하는 건 기본이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감정을 느낄 지를 고민하고, 의도하고, 배려하고, 집중해야한다.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은 쉽게 풀어서 전달하는데에만 집중했지, 관객의 반응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 (혹은 거기까지 신경을 못 썼거나...) 아주 적극적으로 이입하고 최대한 호의적으로 유추해서 이 영화의 최초기획의도는 '웃다가 우는 이야기, 킬킬거리다 결국엔 불쌍한 주인공을 동정하는 이야기' 였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전혀..... 마지막엔 '대체 나보고 어쩌라고? 울라고 웃으라고!?'란 항의(?)가 튀어나온다.

주인공의 어린 시절 집을 밤에 찾아갔을 때, 실내 씬인데 광원을 알 수 없는 강한 빛이 들어온다.
주인공 집이 직장동료들에 의해 발각될 때 '데이 포 나잇'촬영이 심하게 이상하다. 애초에 데이 포 나잇이 아니었는데 편집하다 보니 시간대가 안맞아서 어둡게 돌린 건지 어떤 건지 모르겠는데 여하튼 매우 튄다. 몰입을 방해할 정도로 거슬렸다.



 * 영화 활용법
라이언 레이놀즈 팬이라면 팬심으론 봐줄만 함.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는 영화는 아니라...
얼핏 호기심을 끌만한 요소가 많은데,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면 즐길 수 있을지도.
웰 메이드 무비나 유니크한 독립영화 기대하면 실패함. 똑같다고 할 순 없지만 비슷한 소재의 한국영화 <달콤, 살벌한 연인>이 이 영화보다 백배쯤 훌륭하다.

* 쓸데없는 생각....
라이언 레이놀즈의 필모가 들쭉날쭉한 건 시나리오 보는 눈이 배우수준에 갇혀서 그런 거 아닐까?
배우로서는 도전하고픈 요소가 많은 '배역'일 수 있는데, 좋은 혹은 재밌는 '영화'인지는 못 알아보는 것 같다. 근데 사실 많은 배우들이 자기 역할만 보지 전체 이야기를 파악하는 능력은 떨어진다. 배우들도 연출적인 공부를 어느 정도 해두는 게 커리어를 위해 좋을 듯.... 그네들 입장에선 훌륭한 친구를 두는 게 더 쉽겠다.. 친구가 루소형제거나 놀란 감독이거나 박찬욱인데 그들이 추천하는 영화라면 뭐.
젊은 배우가 군입대전에 지인...말만 듣고 출연한 영화로 전설(?)을 남긴 걸 보면... 시나리오 보는 눈을 기르는 쪽이 더 나을 거 같은데....


 







August 31, 2018 at 01:31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