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PDF파일을 볼일이 자주 생겨서 스펙터 X2를 태블릿으로 써먹곤 했는데요. 3:2비율에 12인치면 정말 거대하기 짝이 없고 전공책보다 거대한 화면을 옆에다 두고 그때 그때 보기에는 너무 부담스럽더군요.
그렇게 또 다시 소비에 대한 합리화를 거친 후 태블릿을 물색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자금이 없으니 15만원 아래 급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찾아보았습니다. 중고나X에서 자주 올라오고 나름 검증이 된 태블릿 위주로 살펴보니 V520(LG), TREK2 HD, 비와이패드1 정도가 있더군요.
여기서 TREK2 HD는 3년전에 HD 태블릿을 썼을때의 고통이 떠오르기도 했고 중고가가 과열된 상태라고 생각해서 우선 걸렀습니다.
LG V520과 비와이패드1을 비교하다가 9만원에 단품으로 매물이 올라와서 비와이패드1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간단한 사용기를 적어볼텐데 제 태블릿은 해외판 마시멜로우 공식롬을 올린 상태이고 EMUI 버전은 4.0.3입니다.
1. 디스플레이 및 디자인
정말 태블릿은 FHD 이상이 되어야 볼만한 것 같습니다. 넥서스 7 1세대를 사용했을 때 PDF를 보거나 웹서핑을 할때 너무 괴로웠거든요 ㅠㅠ
다행히 비와이패드1은 해상도가 낮은편이 아니라 웹서핑시 깔끔한 화면을 보여줍니다. 제가 디스플레이에 조예가 깊지 않아 품질은 말씀드리기는 어려울 것 같고... 16:10의 비율은 웹서핑이나 문서를 볼때 좀 더 여유로운 모습을 보여주긴 하지만 유튜브를 볼때 상하단 레터박스가 조금 거슬리긴 합니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그냥 '중국스럽다'가 가장 좋은 표현일 듯 합니다. 전체적으로 메탈 재질이라 싼티는 나지 않고 잡았을때 묵직함도 있지만 측면의 크롬디자인과 전면의 구라베젤은 이게 최선인가? 라는 의문을 띄게 하네요. 화웨이가 만든 태블릿들을 보면 이렇게 터무니없는 베젤을 가진 제품은 없는 것 같은데 제품 디자인할 때 접신이라도 한게 아닌가 의심하게 됩니다.
2. 성능
비와이패드1(M2-802L)은 AP로 기린 930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여러 벤치마크를 보면 CPU는 좋지만 GPU는 후지다라는 평을 듣고 있는데요.
사용해보면 지금 사용해도 속도가 느리다는 느낌은 받지 않습니다만 최신 플레그쉽과 사용을 병행하신다면 답답함을 많이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제가 사용하고 있는 갤럭시 S8과 비교해본다면 (당연히 AP차이가 크니 차이가 나겠지만) 실사용 시 부드러움에서 엄청난 차이를 보입니다.
평소에 스마트폰은 애니메이션 속도를 빠르게 설정해도 실행 속도가 애니메이션에 뒤쳐진다는 느낌은 전혀 받지 않았지만 이 기기는 애니메이션 속도를 늦춰야 실행속도가 애니메이션에 부합합니다.
다른 문제점으로는 화웨이의 EMUI가 이상한 정책을 가지고 있는지 시도 때도 없이 어플 리프레쉬가 벌어집니다. 사용하다가 화장실에 잠깐 다녀온 사이 화면이 꺼져 있으면 인터넷 탭들을 재로딩합니다. 방금도 1분간 화면이 꺼져 있었는데 보고 있던 탭이 리프레쉬되네요;;;
처음엔 'FHD에 2GB램이라서 좀 힘든가보다~' 라는 생각으로 사용해왔는데 다른 동일 스펙 휴대폰을 보면 그건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튜브를 보다가 인터넷으로 돌아가면 리프레쉬, 인터넷을 보다가 잠깐 대기모드에 가면 리프레쉬... AP 성능은 준수한데 자꾸 리프레쉬가 걸리니 어플 실행시 소요시간이 배로 듭니다. 옵션을 찾아서 화면꺼짐 시 어플들을 종료하지 않게 해봐도 동일한걸 봐서는 UX에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중입니다.
혹시 다음에 태블릿을 구매할 일이 또 생긴다면 무조건 램은 최소 3GB, 재력이 받쳐준다면 4GB이상으로 가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 배터리
배터리 사용시간은 생각보다 준수합니다. 정확한 시간을 재진 않았으나 와이파이 사용시 웹서핑 및 유튜브 기준으로 1시간에 15% 내외로 떨어집니다. 대기배터리는 셀룰러 망에 걸려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플이 많이 없어서 그런지 하루종일 켜놔도 2~3%? 정도만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하지만 가격대비 준수한 배터리 타임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대비되게 충전속도가 매우 느리다는게 단점입니다.
기기가 고속충전 솔루션을 적용하지 않아서 5V 2A(이것도 고속충전이라면 고속이지만...)가 최대이고 대충 3시간 언저리에 완충됩니다.
그래도 평소에 하드하게 사용하질 않아서 그런지 배터리가 부족하다는 생각은 전혀 안드네요.
4. UX
UX는 정말 중국스럽습니다. 특히 비와이패드는 최신버전이 마시멜로 시절에 들어간 EMUI 4인데 예전에 MIUI 쓸때의 기분을 그대로 재현해 줍니다.
기본런처에 앱서랍이 없고 테마들이 전부 다 쓰기 싫을 정도로 별로입니다. 패드의 특성 같은데 미패드도 그랬듯이 테마스토어가 없습니다. 원하는 테마가 있다면 직접 찾아서 다운 받거나 제작해야합니다.
거기에 아이콘은 앱이 지정해놓은 알림 아이콘이 아니고 앱 아이콘 자체가 상단바에 떠 있습니다. 그리고 버전이 마시멜로임에도 불구하고 상단패널을 쓸어내리면 화면 끝까지 내려오도록 기다려야합니다. 다른 기기들은 롤리팝부터 한번 쓸어내리면 상단의 일부분만 차지하면서 빠르게 퀵패널에 접근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미패드2를 쓸때랑 비슷하네요. 그리고 이건 사람에 따라 단점일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지만 알림패널과 설정패널이 분리되어 있는것도 너무 불편합니다.
EMUI가 5.0부터 중국스러움을 탈피하면서 여러 기능도 추가하고 합리적인 설정 옵션을 제공하는 것을 고려한다면 마시멜로에서 업데이트가 끝날 것으로 예상되는 (이미 확정이나 다름없죠 ㅠㅠ) 비와이패드의 UX는 아쉬움이 큽니다.
5. 결론
비와이패드는 여러가지 아쉬운점이 있지만 확실한건 가격이 모든 것을 커버치고도 남는다는 겁니다. 중고나X에서 매복하면 충분히 10만원 이하에 구할 수 있는 기기 중에서는 이만한 것이 없다고 봅니다. 마시멜로를 포기한다면 유상이든 무상이든 국내 AS가 가능하고 한글을 위해 로케일 지정을 하는 고통도 없으면서 성능도 꽤나 준수한 기기입니다. 하드한 멀티태스킹 작업을 하지 않으시면서 저렴한 가격에 간단한 PDF 뷰어나 웹서핑, 유튜브 머신이 필요하신 분께는 적극 추천해드리고 싶습니다.
February 26, 2018 at 10:55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