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 고전으로 보는 경제사상(로버트 하일브로너) - 세속의 철학자 advanc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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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저녁에 먹을 수면제를 아침에 잘못 먹어서 몸이 가뿐하지가 않습니다=_= ; 한 반달만인가 점심 후에 한참 고단하게 자본 것은 처음이군요. 슘페터의 경우 현대 경제학자로는 가장 유명한 편인 두명의 경제학자를 내보낸 바 있습니다. 한명은 폴 새뮤얼슨(경제학이론의 고전), 한명은 '세속의 철학자'를 저술한 로버트 하일브로너(경제학의 대중화)입니다. 대중적인 경제학책을 스무권이 넘게 출판한 것으로 유명하지요. 국내에 번역된 책으로는 세속의 철학자-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경제학은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그리고 고전으로 보는 경제사상, 그리고 1980년대에 출판된 몇권의 책이 추가로 있습니다.


사실 '세속의 철학자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산업혁명 이후의 (영미권) 경제학자들 각각의 정수를 모아 대중적으로 퍼트리는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그의 비유는 정확하진 않지만 마음에 잘 꽂히는 형태로 쓰여졌죠. 고전으로 보는 경제사상의 경우는 세기말에 출판된 것으로 보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썩 꽂히지는 않습니다. 가장 큰 이유로는 저자가 스스로의 입을 통해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경제학자들이 품었던 생각들의 정수라고 생각되는 구절을 인용하기 때문이라고 봐야겠습니다. 필자가 다른 사람의 글을 모은다고 해봐야 잘 읽히지는 않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단지 인상적인 부분은 산업혁명 이전의 경제학자라 할 수 있는 사람들도 여기에 포함시킨 일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토마스 무어까지 포함시켰으면 완벽했을지도?=_=) 일단 책으로 들어가보죠.


1. 성서에서는 이자를 다른 종족에게는 물 수 있어도 동족한테 물지는 말라고 되어있죠.(책외로 말하자면 고리대금이라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말해지는 사채(...)의 경우 중세 기독교까지는 연리 3-4퍼센트의 이자도 고리대금으로 봤습니다.) 그 밖에 부의 추구에 있어서 헛되이 얻은 재물은 금방 없어지고 땀흘려 모은 재물만이 늘어날 것이란 구절이 있는데 저자는 여기에 의문을 표하더군요.


2.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 화폐를 매체 혹은 중계수단으로 보았습니다. 다소 가정 내의 독립적인 운영을 명예로운 것으로 판단하고 소매업이나 고리대금업 등을 비명예적인 것으로 보았습니다. 돈에 대해 그 것은 교환에 사용하라고 있는 것이지 이자를 받아 늘리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거죠.


3. 토마스 아퀴나스의 경우는 다소 상업에 대해 누그러진 태도를 취합니다. '정당한 값보다 비싸게 판다는 명백한 목적으로 상거래를 하는 것은 이웃을 속여 손해를 끼친다' 즉 반대로 보면 정당이윤만을 원하는 상거래는 인정한다는거지요.


이상을 보면 성서는 이자를 금기시하고 지대자본생활에 대해 비판적인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경우 시장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고 볼 수 있고(소매업을 부도덕한 것으로 봤기 때문에) 토마스 아퀴나스의 경우 상거래중 인정할 것은 있다는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합니다. 아마 사회상의 발전 혹은 시대의 흐름 속에서 변화에 따른거겠죠.

 

근세(대항해시대 이후)로 가면 4.베르나르트 만데빌레(버나드 맨더빌이라고도 불리기도 하고)의 경우 꿀벌의 우화를 내밀은 사람입니다. 상업사회에서는 부정행위-사치-낭비 등의 행위가 죄악의 근원이 될 수 있지만 번영의 동기도 된다는거죠. 단순히 우스개소리가 아니라 현대도 결국 소비(수요)를 먼저 볼 것인가? 공급을 먼저 볼 것인가?에 따라 세상을 보는 경제관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5.토마스 만이라는 중상주의자는 무역수지흑자를 내야 하는 필요성을 강변합니다. 돈의 역할의 한가지는 재물인데, 이 재물을 축적하려면 국제무역밖에 없고, 돈을 물건으로 바꾸어 몇배로 늘리는 방식으로 하나가 다른 것으로 계속해서 질서있게 바뀐다는 것이죠. 사실 중상주의에 대해서는 너무 단편적인 부분만 다루지 않긴 하는데 중상주의에 대해서 개인적으로 말하자면 무역수지흑자를 중심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무역수지흑자를 가져올 수 있는 체제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가(상대적인 체제의 우위성)을 보는게 낫긴 합니다.-_-a


그 밖에 6. 캉티용을 다루는데 캉티용은 별로 중요한 느낌은 들지 않고(화폐수량설의 기초격 얘기는 하는데 소비와 유통 관련해 화폐를 다루는걸 보면 통화주의보단 대체로 진전된 느낌은 듭니다.) 7. 중농주의자로 유명한 케네의 경우 케네의 도표를 보고 저자가 역으로 추정하는 것은 계급간 인구배분이 일정할 경우 계급간 지출비율이 고정된 비율로 나타날거라고 케네가 가정했다는데 있습니다. 8.튀르고의 경우 중농주의자로 계급을 자본가-기능공-농부 등으로 세분화한 바 있으나 그렇게 중요한 느낌은 들지 않고요.


이상은 대체로 산업혁명 이전의 경제학자로, 분업-교환의 이미지가 명확치 않았던 시절의 이야기이긴 합니다.

 


산업혁명으로 넘어가서 9. 애덤 스미스의 경우 추진한 '완벽한 자유'의 경우 자유에 대해 경제적인 측면이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 생각했다고 하네요. 도덕감정론은 공감, 동정 등을 주요 소재로 삼는데 철학자로서 애덤 스미스의 경우 부에 대한 추구 그 자체의 도덕적인 근거에 불편을 느꼈다고 합니다.


애덤 스미스로 유명한 얘기는 보이지 않는 손(수요와 공급간 균형)과 분업-교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족으로 저자는 허버트 스타인을 인용하며 애덤 스미스가 정부를 통해 원했던 것을 모아보면 상당한 복지국가 형태의 국가를 생각했기에 레이건정부의 넥타이에 스미스가 그려진건 착오같단 얘기를 붙이고 있죠.

 

10. 멜서스와 리카도로 넘어가면 멜서스의 경우 공급과잉의 여지를 발견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리카도의 경우 자본론의 맹아가 될 이론으로, 노동절약형 기계에 의한 불안요소를 예지합니다. 11. 존 스튜어트 밀같은 경우 경제학자였지만 부분적으로 사회주의적인 성향을 띄었습니다. 대규모 생산력을 갖춘 경제(규모의 경제)를 예측하면서도 미래에 노동계급과 기업계급이 화해할 것이라고 판단한 오판을 저지릅니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선 점점 기업과 노동의 대립역할 자체가 쪼그라들고 있지요. (갑중 갑은 대기업 간부)

 

12.마르크스의 경우 M(돈)->C(상품)->M'(돈+이윤)으로 봤는데 이 이윤을 지불되지 않은 노동으로 봤습니다. 개인적으론 이 통찰에 대해 다소 회의적이긴 합니다만.. (한국사회라면 딱 맞는 비유죠) 저자가 인용한 '자본은 죽은 노동. 흡혈귀처럼 살아있는 노동의 피를 빨아먹고 살며 더 많이 빨아먹을 수록 더 오래산다'는 구절이 의미심장합니다.

사실 기계화가 노동자를 잉여화한단 표현은 리카도에서 따온 듯 합니다. 그 밖에 이윤율저하의 법칙은 주류경제학계에선 부인하고 있지만 미국이자율을 보면 딱히 틀린것같지도 않단 생각이 들구요-_-a 자본주의의 과잉생산, 노동자 자체도 하나의 상품의 일부분이 된다는 통찰 정도가 추가로 들어갑니다.


음. 13.한계효용학파 벤담의 경우 왜 수리적인 계산이 경제학에 들어가게 되었나 이해를 못했었는데 고전적 정치경제학(계급적 분석)에 불만이 많았나봅니다. 고전적 정치경제학은 자본가, 기업가, 노동자 식으로 계급구별을 합니다. 마르크스도 케인스도 슘페터도 결국 계급분석을 분석의 한 틀로 사용한 것을 보면 이걸 진화라고 할지 퇴화라고 해야할지=_=a.. 14. 제번스는 수요곡선을 만들었고요. 15. 마셜은 가치가 아닌 '가격'을 비로소 내밉니다.(이정도 되어야 현대경제 얘기를 듣긴 하지만) 수요와 공급에 영향을 미쳤는데 탄력성 개념을 수요-공급곡선에 집어넣은 것이죠.(예를 들자면 1000원짜리 물건이 2000원이 되었는데 수요가 2배로 줄면 그것은 탄력적이지만 1000원짜리 물건이 2000원이 되었는데 수요가 별로 달라지지 않으면 비탄력적이라고 표현하는겁니다.)

 


20세기 경제학자로 넘어갑니다. 17.베블런의 경우 주도권과 자유재량권이 투자은행가들에게 넘어가게 됨으로서, 기업금융가가 산업의 지휘관 자리를 내놓고 금융의 부관이 될 것을 우려합니다. 그의 경우 산업자본, 즉 기술가(테크노크라트)에 의한 지배가 일어날 것으로 예지했는데, 그의 제자들이 뉴딜정책을 이끌면서 대공황을 이겨낸 것을 생각하면 다소 유토피아적인 낙관론이라고 해야겠죠.


18. 케인스의 경우 1차대전까지의 유럽사회를 '자본이 최대한 축적하는 것을 보장하도록 사회와 경제가 조직된' 사회로 보았습니다. 예를 들자면 자본가들을 제외한 다른 계급들은 자본가들이 그 자본을 미래의 기하급수적인 부를 위해 축적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동의해준 시대였단 것이죠. 화폐론에선 케인스의 바나나 우화가 나오는데 공급과잉으로 인한 일반적인 디플레에 대한 표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뭐 케인스경제학에 대해 아시는 분은 어느정도 아실 얘기겠지만 이자를 유동성을 퇴장시키는데 대한 보상으로 본 것도 특징이라고 볼 수 있고요. 그의 모델에는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제로로 내리더라도 상황이 호전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죠. 다른말로 고치자면 유동성함정입니다.


사실 케인스의 경우 뛰어난 일면과 혜안이 많았지만 애석하게도 분석위주라기보단 인용문위주란게 좀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슘페터를 다루는데, 슘페터에 대한 제자였던 만큼 슘페터가 주장했던 기업가정신과 창조적파괴, 그리고 슘페터 특유의 경제관인 정상이윤율로의 귀환(이윤율 제로(...)) 등 슘페터경제학의 정수에 해당되는 부분을 인용구로 따온 것이 인상적입니다.

 

개인적으로 로버트 하일브로너의 책 치곤 정말 리뷰가 없구나 하는 면을 알 수 있었는데(...) 로버트 하일브로너의 책의 경우 세속의 철학자들을 통해 상종가를 찍고 나머지 두권의 최근 나온 책들(자본주의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경제학은 무엇을 말할 수 있고 무엇을 말할 수 없는가)도 상당히 인상이 깊은 등 개인적으로 평이 좋은 책들이었습니다. 그에 반해 고전으로 보는 경제사상은 대체로 임팩트가 약한 일면이 있습니다. 당시보단 자기주장이 약한게 문제랄까요.


분명히 하일브로너가 그 해당작의 정수라 해당될 수 있는걸 뽑아왔다는 것은 충분히 알 수가 있습니다만 그에 비해 그동안 하일브로너가 냈던 책에 비해 충분한 자기식의 설명이 부족한데가 있습니다. 저자는 다소 이중 흥미가는 저자를 찾아 깊이 공부해봐라-라고 뽑은 듯 한데.. 좀 애매하죠.

 

여튼 마칩니다-ㅅ-/


 



May 05, 2017 at 06:53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