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대한민국이 묻는다 : 문재인에 대해 소설가 문형렬씨가 질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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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사용기게시판에 아마추어 무급 리뷰어로 정착해있습니다. PC환경이 아닌 상황에서 다른 리뷰도 읽기 원하신다면 아이디(kabazus나 사과군주) 닉검색을 해주세요

 

 

 

음. 저같은 경우 한국정치인 - 특히 대선 - 에 대한 후보 공약집을 읽을지 몰라도 자서전은 읽어본 적이 없습니다.-정봉주를 제외하고(...)- 심지어 이 책이 정치쪽 분야에선 리디북스에서 베스트 분야에 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개인적으로 박근혜같은 경우 대통령 그릇이 아니라는걸 '토론'만 보고 알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는 과거 대통령으로 뽑혔습니다. 이명박도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으로 뽑혔구요. 뭐 이명박 선거때는 저도 권영길에 표를 던졌으니 뭐 할말은 없지만요-_-a

 


결국 일반인이 일상생활을 거쳐 가며 '이런 사람이 나을거야' 하고 뽑으려고 하는 사람들 중에는 심지어 선거 공약집의 현실성조차도 따져보는 사람이 정말 없구나.란 생각이 들었단 얘깁니다. 자서전을 읽을게 아니라 선거때 집집으로 배송들어오는 공약집만 봐도 이사람이 뭔생각 하는지 뻔히 나오는데 그것도 안 읽어본다는 점에서 말이죠.

어떻게 보면 박근혜 당시 이미지정치는 하늘을 찔렀죠. 4년동안 그냥 멀쩡하게 주변 사람들이 생각하고 있었던 이미지가, 실제론 근무지 출퇴근도 제대로 안한 박근혜를 뽑았다는걸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뭐 지리멸렬했던 야권들 그동안 보자면 정말 몰랐나 하고 한숨만 더 나오지만-_- ;


그래서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기 싫더군요. 뭐 여튼 문재인 대세론이 굳혀져가는 것을 보면 이번엔 야권으로 다시 세가 돌아오긴 돌아오는 모양이라 리뷰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특별한 이변이 없는 한은 없는 한은(안철수의 배신이라던가(...) 문재인이나 이번 야권 경선에서 뽑힌 인사가 대권을 잡을 가능성이 굉장히 높기 때문에 이번만은 특별히 골라잡았습니다.

 


전에 '흐름을 꿰뚫는 세계사독해'에 대해 리뷰한 적이 있는데, 뭐 딱히 인기는 없었지만  굳이 리뷰하게 된 것은 국내적으로 상황이 어떨지 몰라도 국외적으로는 -올해서부터 내후년 사이에- 상황이 점점 세계화와 반세계화(즉 민족주의)가 뒤섞여 상당히 혼잡한 상태가 이루어질 것이란게 제 예측이기 때문입니다. 아마도 올해나 내년을 기점으로 유럽연합도 실제 위험한 고비를 넘겨 살아남을지 않을지 모르는 상황이고 이렇게 무질서한 상황에선 화약고중 한군덴 제대로 터져야 그 다음에 안정화가 올거라고 보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더 민감하게 느끼고 있습니다. 요새 책으로 나오는 책제목들 보면 난리도 아닙니다. '리더가 사라진 시대' '반지성주의' '흔들리는 세계의 축' 등 제목만 읽어도 미국에 의한 '1극체제'는 이미 무너져가고 있다란걸 느끼게 하죠. 갑자기 아산정책연구원에서 기존에 내놓았던 (지정학-국제정치) 책들을 E북으로 다시 내놓고 있다는 점도 뭔가 불길함을 더하는 대목이었구요.

이런 상황에서 과거 미국의 의사에만 '네-네-'하는 식의 외교만 반복하다간 결국 어느순간 지뢰 밟을거라고 생각해요. 사드배치의 경우도 원론적으론 미-중간의 밥그릇 싸움인데 미국의 힘에 밀려 국제정세의 추이를 무시하고 마구잡이로 추진할땐 이게 아니라는 생각이 퍼뜩 들더군요.

 

여튼 과연 앞으로의 5년동안 우리나라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닐까?란 관점에서 책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음. 일단 개인적인 관점에선. 합격점에는 들어가요.-_-a

여튼 시작합니다. 가능하면 한편으로 끝내려고 그래요-_- ;;(사실상 두편짜리 연재여도 한편으로 줄여버리려고 합니다.)

 

 

 


책은 문재인의 '기억'으로 시작하지만, 그 구절은 350페이지의 E북중 약 60페이지를 차지할 정도로 왜소합니다. 아마 전의 '운명'으로 했던 얘기 또 할 필요 없다라고 생각했는지도 모르죠. 사실 대담집 형식이라 개인적으론 읽기 편했습니다. 다만 '기억'편에 대해 언급하자면, 가난하긴 했지만 상당히 '무난하게 보이는' 인생사를 살았다란 느낌이 강했습니다. 무난하다기보단 어느정도 유난한걸 못느끼는 편인듯 합니다. 기껏해야 '특전사 출신'으로 자기가 부산 등에 진압부대로 투입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지 아찔하단 정도밖에 없더군요. 군대에 대해서는 제 개인적으로 희망하는 모병제에는 못 미치지만, '처우개선이 시급하다'란 판단을 하고 있구요.


'지금도 우리는 독립운동가의 유족들을 제대로 보훈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란 말 만으로 일단 지난 역사에 대해 보상은 확실히 해줘야 한다는 관점을 보이구요.


통일이나 상식과 정의를 통한 시대정신을 역설하기도 하지만 단임5년제 대통령제로는 개인적으로 씨알도 안먹힌다고 이 부분은 생각하고..-_- ; 그래서 생략합니다. 비전은 그렇다 쳐도 우리나라 대통령제 특성이 좀 임기가 짧죠. 문재인씨는 뭐랄까 세일즈포인트를 '처음엔' 잘 못잡더군요. 그래서 이 단락을 읽다 포기할까 생각을 하다 점점 책을 넘기기 시작했습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전 정치인이라면 '촉'도 중요하지만 역사에 대한 감각이 더 중요한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대담에서 내보이는 역사적 감각은 상당한 수준이라고 보이더군요.

 

로마의 호민관제도를 언급하면서 '반대파'의 목소리를 항상 들을 수 있어야 한다거나, 과거 반대파들과의 토론이 있었기에 '그당시 우리가 세계최강의 미국을 상대로 당당하게 협상을 할 수 있었다'라고 말하는 지점에서 외교적으로 나쁘지 않을것같단 인상을 줬구요.

김대중, 김영삼, 노무현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도 하는데 김대중 전 대통령같은 경우 '정치가이기 이전에 사상가라는 생각이 든다'라는 평을 한 바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선 '변호사 시절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의 모습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라고 말하죠. 자기에 대해 '진지하지만 재미없는 사람'이라고 자평하는걸 보면 대중들의 생각을 알긴 아는 모양입니다^^;

 


'안보와 경제는 국가의 기본입니다. 국가를 떠받치는 두가지 기둥이죠. 이 두 기둥에 대해서 우리가 유능하다는 것을 인정받아야 합니다. 이것이 수권 능력이죠.'

 


이명박 정부에 대해선 '양상군자' 대들보 위의 도둑이라는 표현을 썼고, 박근혜(당시)대통령같은 경우에는 형사책임을 져야 하며 공범관계에 있는 사람들도 형사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Q:'지금 대기업은 국민들과 함께하는 공동체정신이 없다는 의미로군요. 삼성이 공장에서 일하다 백혈병으로 죽은 여성 근로자에게는 몇년을 끌어서 500만원 주고, 최순실 일가에는 몇백억 주었다고 해서 비난이 많습니다.'
A:'그렇습니다. 기업정신이 공동체정신을 배척하거나 무시해선 안되죠. 재벌쯤 되면 국민경제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공공성이 대기업의 가장 큰 자산이 되어야 합니다.'


Q:'우리 사회의 양극화, 불평등, 교육세습, 저출산, 저성장, 공적권력의 사유화 등은 부패 때문이란 것을 이번에 국민들은 뼈아프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 다시 ..회복하기 위한 대전제는 무엇입니까?'
A:'결국 공정성의 문제겠죠. 공정을 깨고 반칙하고, 특권을 얻기 위해 거래하고, 그 것이 부패입니다. ... 생활 곳곳에 불공정, 갑질, 인종차별, 남녀차별, 학력차별, 불평등이 존재합니다. .. 같은 출발선에 서게 해야죠. 우리가 모든 민간영역에 일일이 개입할 수도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되지만, 공공성에 있어서는 공정함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Q:'그것이 대통령에 출마하려는 진정한 이유입니까?'
A:'그렇습니다.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권력이 '공정함'을 이루도록 하는게 우리 사회의 부패를 청소하는 출발점이죠. .. 일상적인 행복을 추구하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고 싶습니다.'

 


사실 외교협상의 경우 '협상시점'을 '2018년'인 것을 언급한다거나, 늘어난 가계부채 등에 대해 '변제가능성이 없는데 소멸시효를 연장해가면서 억지로 유지해가는 채권'등에 대해선 탕감해줘야 한다고 얘기하는 등 이 부분은 그닥 나쁘지 않구요. 사실 이런 채무의 경우 악성채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본질은 은행이 변제능력도 없어보이고 시효가 거의 끝나가 싸구려로 판걸 민간 사채업자들이 어거지로 시효연장해서 '법'을 이용해 '제대로' 뜯어내는 것이라, 일반적으론 잘 모를지 모르지만 문제가 많죠. 이에 대해선 주빌리 대표 제윤경씨(당시. 현 의원)가 책을 낸 적이 있습니다.

 

남북교류의 문제에 있어서, 과거 제가 '신대륙주의' 리뷰에서 언급한 바 있었던 '대륙으로 연결되는 루트', 현실화되지 않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부터 먼저 언급하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셈을 끝낸 상태인데, 일단은 북한문제와 관련없이 '대륙'과의 '육로 연결점'만 있어도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더이상 '섬'이 아니게 되죠. 가스파이프라인을 육로로 연결한다 해도 '서울까지 들어와 평양으로 다시 드러가는' 'J자 커브'형태로 안전을 보장하는 형태를 고안해낸 상태기 때문에 별문제는 없을것같고..

 

사드에 대해서는 강대국간의 각축으로 보고 있고 구한말에 있던 일들이 재현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에 대해선 제 개인적인 생각도 같습니다. 이미 미국은 동유럽에 MD체계를 동유럽에 배치했다가 러시아가 '이에는 이 눈에는 눈'전략을 쓰자 철회한 적이 있었죠. 물론 그 다음 상황은 다른 상황으로 번지게 되었지만, 강대국간의 각축전에서 어떤 특정국에 끌려다니는 외교를 하려고 하면 다른 강대국한테 얻어맞을 각오는 있어야 한다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봅니다.

 

 

'트럼프의 외교정책이나 대북정책이 어떤 방식이든 우리는 실용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 이명박근혜정부가 빠졌던 오류는 실용적이지 못하고 이념적이었기 때문이에요. 우리 사회에 늘 색깔론을 들먹이면서 이념적으로 사람을 나누는게 새누리당 정권이 집권 연장을 위해 늘 해왔던 전략입니다.'

 

 

개인적으로 박근혜 시절 가장 짜증났던게 경제도 X도 모르면서 정치적으로는 과거 박정희시절 했던 짓을 계속 반복하고 있던 박근혜(현)씨를 비판하지 못하는 언론이었습니다. 그것도 있지만 원래 국제정치를 국내정치에 이용하려고 하다보면 민비 꼴 나게 되어있다고 생각하기에. 음.(애초에 맨 처음에 박근혜가 '선거의 여왕이니 뭐니'로 나올 때부터 민비생각 나더군요-_- ;)


경제에 대해 문재인씨가 얘기하는 측면은.. 공공 일자리를 늘리고 '대기업과 하청기업간의 임금차이를 줄이겠다'란 말이 얼토당토 않게 느껴질지 모르겠지만, 사실 그런거 한다고 문제가 생길까 싶어서 전 경제 쪽엔 합격점을 메겼습니다.-_-a 자유무역 상황이나 보호무역 상황에서도 '실업자 문제에 대해서만' 국가재정을 활용한다 해서 실제로 별문제는 없거든요. '케인스'가 이 문제는 보증한 바 있습니다.

 


일단 적폐에 대한 청산은 분명히 하겠다고 못박고 있고요.


사실 개인적으로 짠했던 부분은 이 부분이었습니다.

 


Q:'유민 아빠의 단식을 말리기 위해 단식도 함께했죠.'
A:'유민 아빠가 단식을 계속하면 죽을지도 모르는, 그야말로 생사의 기로에 놓였는데 정부 당국에서는 어느 한사람이라도 위로하거나 단식을 만류하는 사람이 없는 거에요. 말이 안 되잖아요. 세상에 그런 나라가 어디 있습니까? 세상에 그런 정부가 어디 있어요. 그건 정부가 아닙니다.'


Q: 지금 우리 국민들이 가장 바라는 행복은 무얼까요?
A: 공정한 세상 아니겠습니까. 적더라도 함께 나누는 세상. 배고프더라도 함께 먹는 세상. ... 과거 우리 사회는 지금처럼 물자가 풍족하지 않았고 훨씬 가난했어요. 하지만 더불어 사는 공동체답게 행복을 느끼면서 살 수 있었습니다. 지난날이 더 좋았다는게 아닙니다. 공정하게 나눠 가져야 할 것들이 그 이후 너무나 불균등하게 배분돼버린게 문제죠.

 

 

 

..

 

음. 개인적으론 인간적으로 문재인씨가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다는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사실 현실적으로 보자면 대선캠프를 한번 경험하고 지나갔다는 경험이란건 장난이 아니라서, 적어도 한국정치 아래에선 대선캠프 한번 경험한 것 자체만으로도 충분한 가치는 있을 뿐더러 과거 '박그네는 안되겠다'라고 문재인씨를 찍었다가 패한 쓰라린 기억 때문이죠.(...)


하지만 이 것은 개인적인 감정일 뿐이고, 국외적인 상황 면에서 보자면 625전쟁 이래 최악이 아닐까 싶은게 지금 이 시점인지라(말하자면 구한말이나 명나라 망할때 우리나라 상황이랑 별다르게 느껴지지 않는 측면이 있거든요=_=), 점수를 좀 짜게 매길 수밖에 없었단 점 양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책을 통해서 바라본 문재인 후보의 경우 최소 합격점은 된다고 봅니다. 적어도 '나쁘진 않다'란 얘기죠.(사실 지금 여당-한나라당 하는 꼴 보면 기본적으로 여당만큼은 되지 않는다는 전제 아래서-_-;)


 책은 꽤 따분하긴 했지만..일단 중후반으로 가면서 점점 재미있어졌습니다. 일단은 문재인씨의 경우 대선 출마표로 해당 책을 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죠. 그런 고로 문재인씨에 대해 궁금한 경우 한번 사서 읽어볼만한 가치는 있습니다. 항상 미래는 모르는 일이지만 만약 대통령이 된다면 앞으로 5년동안은 이 양반이 끌고 나가는 것일테니까요.


여튼 이번편 마칩니다. 다음에 뵙죠:)



March 31, 2017 at 06:33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