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책] 이기적 유전자 - 3(終) 관대하되, 보복하라, 관대함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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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기적 유전자 - 1 서 : 이기성에 대한 절망, 그리고 이타성에 관한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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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기적 유전자 - 2. 유전자는 왜 이기적이 되었나

 

먼저 전편들의 메시지를 한마디로 줄이면 이렇습니다.
1편 : 인간은 (유전자, 혹은 선천적으로) 이기적으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관대함과 이타주의를 가르쳐보자.
2편 : 어느 장군의 말을 빌리자면, '좋은 인디언들은 모두 죽었다.'
        자연선택의 법칙에 따라, 어느덧 이기성을 기반으로 하는 유전자를 가진 생명만이 살아남았다 는 얘기죠. 진화론자인 저자로서, 생물들의 (한 편으로는 협력적이면서도) 이기적인 성격을 설명합니다.
 
 
사실 이 책에서 설명하는 이론들은 어느 면에서 본다면, 냉혹합니다. 하지만 그 것은(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오로지 자연상태에서 생존하고자 하는 것들은 본디 이기성을 띄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는 것 뿐이고, 인간의 경우에는 다릅니다. 인간은 유전자가 의식한 상태에서 명령하건 무의식적인 상태에서 명령하건간에, 그 것을 거역하고 인간의 세계를 가질 능력이 있으니까요. 리뷰 내용이 어려우시다면, 결론만 보셔도 됩니다.
 
 
먼저 두가지 이론을 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는 게임이론이고, 하나는 ESS입니다.

게임이론은 경제학에서도 많이 쓰이는 이론으로, 양 상대방이 적대행위 혹은 호혜적(선의)행위를 할 때에 쌍방이 자기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방식을 최대한다고 가정하고, 어떤 방식을 택할 것인가로 정리할 수 있겠는데요.

책 외로 이에 대한 가장 유명한 이론은 '죄수의 딜레마'로서 죄수A와 죄수B가 있어 경찰에 잡혀 취조받는다고 가정했을 때에,
1. 서로가 서로의 죄를 고백하지 않으면 둘다 처벌받지 않는다.
2. A나 B중 하나가 배신하고 죄를 고백하면 고백한 자는 사면받고 고백하지 않는 자는 세게 처벌받는다.
3. A와 B가 죄를 둘다 고백하면 둘다 적당히 처벌받는다.
이에 대해 최선의 결과는 1번의 결과이겠지만, 좀 슬프게도 '이기적'인 죄수 A와 B는 결국, 3.A와 B가 서로 배신하여 처벌받는 것이 이로서 나올 결과이다. 라는 것이 '죄수의 딜레마'의 핵심입니다. 누가 누굴 배신할지 모르니까요. (엄밀한 면에서 따지자면 다르게 쓸 수도 있겠지만, 이 책의 리뷰에서 중요하게 취급할 부분은 아니므로.)

ESS라는 것은,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이란 뜻으로, 다른 식으로 말하자면 가장 생존에 유리한 방식의 전략이라는 뜻입니다. 그냥 ESS 하면 생존전략주의 식으로 받아들이는게 더 편하실지도 모릅니다. 

저자가 예로 드는 것은 이렇습니다. '상대를 공격하라. 그가 도망치면 쫒아가고, 보복해오면 도망쳐라' 같은 것이죠. 뭐 당연하지만 이런 전략들은(예로 든 전략이 아니더라도) 고도로 뇌의 성능이 높은 생물이건, 뇌가 거의 없다시피 하는 종류의 생물이건간에 쓰는 것이므로 그 것이 의식적으로 고안되어 만들어지거나 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버나드 쇼의 묘비명을 조금 바꾸어서, '어찌저찌하다보니 그렇게 되버렸네'라고 표현할 수 있겠죠. (별의미 없이, 그런 놈들만 살아남았단 얘깁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휘발유가격을 인위적으로 담합하면 주유업자들은 모두 이익을 얻을겁니다.(혹은 석유공급연합인 OPEC이라고 해도 괜찮구요.) 이 것은 주유업자들 대다수에게 좋을 것이기 때문에, 이 가격담합은 오랫동안 이어질겁니다. 하지만 자기만 가격을 인하하면, 빠른 시간 내에 한몫 챙길 수 있기 때문에 그 유혹에 빠지는 업자는 분명히 생겨납니다.

ESS상의 전략(시뮬레이션)으로 쉽게 접근하자면 매파(강경파)가 있고 비둘기파(관대한 파)가 있습니다. 한편 불량배로서, 상대방이 손해를 끼치던 이득을 끼치던 자신만의 이득을 쏙 빼고 도망치는 족속들이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매파에겐 강경하게, 비둘기파에겐 관대하게 나오는 보복자란 족속이 있습니다. 한 편으로는 매파에겐 강경하게, 비둘기파에겐 관대하게 나오지만, 만나는 매파와 비둘기파의 빈도수중 그 빈도수가 높음에 따라 더 매파적으로, 더 관대하게 행동하는 시험보복자란 족속이 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이런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경우 '보복자', 즉 세게 나가는 자에겐 세게, 관대한 태도로 나가는 자에겐 관대하게 대하는 전략을 가진 ESS가 가장 진화적으로 안정한 전략 으로 나오는 결과가 나옵니다. 시험보복자가 더 복잡하고 더 세밀한 전략처럼 보임에도 말이죠.

챕터 12로 넘어가서, 저자는 수많은 협력 학자와 함께, 컴퓨터의 시뮬레이션을 통해 수많은 전략자들을 시험해봅니다. 교묘한 전략들이 여러가지 제안되었고, 심지어 60여개에 달하는 전략들이 그에 대해 쏟아져나오기도 했습니다. 온갖 수단과 방법을 통해 상대방을 제칠 수 있는 방법을, 혹은 관대한 방법을, 혹은 앞서 적었다시피 관대한 자에겐 관대하게, 보복하려는 자에게는 보복을 외치는 전략들을 가진 전략자들을 컴퓨터 프로그램을 계속 가동시키면서 서로간에 대적해본 겁니다.

놀랍게도, 이 전략에서 승리한 것은(물론 다른 전략자들을 멸종시킨건 아니고 가장 번성했다는 것 뿐이지만) 가장 단순하고 가장 덜 교묘한 방법이었습니다. 그 것은 '이에는 이, 눈에는 눈'(TFT)라는 전략으로, 이 전략은 최초엔 협력으로 시작하고 그 이후에는 단순히 상대의 앞 수(상대방이 관대하면 관대하게, 보복하면 보복하는)를 흉내내는 방법을 쓴 것이죠.

이기적인 방법은 별 효과가 없었습니다.
TFT는 소수일때조차 칼날(적대적)을 넘어, 자기에게 유리한 쪽으로 건너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TFT와 달리, 항상 배신하는 전략은 진짜 ESS(안정한 전략)임에도 불구하고 지역적인 소집단을 형성하여 칼날을 넘을 수 없었습니다. 도리어 아주 죽을 쑤게 되었죠.
심지어 키신저적인, 교묘하고 세밀하며 남을 이간하는 전략조차도 제안이 되었습니다.(물론 실패했지만) 저자는 이 부분에서 매우 흥미로워하죠. 이 전략을 제안한 자는 CIA혹은 정부부인가? 혹은 헨리 키신저인가? 하고요.^^; 물론 이 전략은 매우 실패하고 말았죠.
(책외로 말하자면 키신저의 외교전략은 현실주의로 표현됩니다만, 단기적인 면만 부각해 결과적으로 국가간의 관계에서 미국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일이 잦았습니다. 물론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외교가라 불릴 만큼 그의 방법은 효과는 좋았지만, 그 대가로 중장기적으로 현재 죽을 쓰고 있는 미국을 보면 정말 생각이 많이 납니다.)

TFT전략보다 더 효과가 좋았던 전략은 개량된 TFT전략으로써, 최초와 두번째까진 협력으로 일관하되, 다음부턴 상대가 관대하면 관대하게, 보복하면 보복하는 전략을 썼던 전략이었죠.

사족으로 오늘날 외교적인 문제를 생각해본다면, 이 TFT전략처럼 초창기에는 서로간에 협력으로 일관하되, 그 후 상대방이 관대하면 관대하게, 상대방이 보복하면 보복하는 전략을 썼었더라면 이 세상의 경우 좀더 평화적인 방법으로 바뀌었을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저만의 생각일까요? 도리어 서로가 대화하면서 강경한 방법은 서로간에 피해를 끼친다고 인정하고, 서로간에 강경함을 피해 관대하게 대해나가 협력적인 모습을 보였다면 많은 전쟁과 굶주림과 경제적인 침탈중 많은 일들은 벌어지지 않았을 겁니다.

'사실 실생활의 많은 측면은 비영합 게임에 해당한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이 종종 물주 역할을 하고 개개인은 서로의 이익을 얻을 수 있다. 자기의 이익을 위해 반드시 경쟁자를 누를 필요는 없다.'

이 챕터의 제목은, '마음씨 좋은 놈이 일등한다'입니다.
 
 

마지막으로, 처음에 인용했던 문구를 다시 써보겠습니다.

'만약 당신이 나처럼 개개인이 공동의 이익을 위해 관대하게 이타적으로 협력하는 사회를 만들기를 원한다면 생물학적 본성으로부터 기대할 것은 거의 없다는 것을 경고로 받아들이기를 원한다. 우리는 이기적으로 태어났다. 그러므로 관대함과 이타주의를 가르켜 보자.'
사족으로, 개인적인 의견을 붙인다면, 사실 우리 사회는 조금 슬픈 의미이지만, 경쟁원리에 따라 어떤 사업종은 소멸하고 어떤 사업종은 새로이 번창하는 자본주의 속에 살고 있습니다. 수백년 전의 정체된 발전을 기록했던 사회보다 지금의 자본주의는 지금의 조용한 공황 속에서도, 끊임없이 느리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것은 좋은 일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이기성과 경쟁을 기반으로 한 자본주의만으로, 사람은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조금 관대함을 배워보면 어떨까요? 혹은 TFT나 혹은 더 관대한 TFT같은 전략을 배워보는 것은?^^ 
 
 
물론 개인적인 의견일 뿐입니다.:)

음. 이 글이 관심있었다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마칩니다.

P.S: 사실 이 책이 유명하게 된 계기는, 진화론의 적자생존 개념에 대한 독창적인 풀이법(생물이 아닌 유전자를 통한 진화론의 설명을 통한 패러다임의 전환) 뿐 아니라, 밈(meme)에도 같이 있습니다. 인류는 스스로 문화적 유전자를 만들었고, 저자는 이 것을 '밈'이라 통칭하고 있죠.

        저자는 종교적인 '밈'은 부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예를 들자면 '예수천국 불신지옥' 뭐 이런것 말이죠.(사실 유신론에 대해 대표적으로 '그런것은 만들어진 신이다'라고 대대적으로 종교에 대한 전쟁을 선포한 사람도 이 사람이니 만큼 말이죠.) 하지만, 한편으로, 앞서의 전략적인 시뮬레이션에서 나온 것만큼, 인류는 '마음씨 좋은 놈'의 생각을 배우고 전파할 수 있습니다. 어떤 과학자가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얻으면, 이 것은 이 뇌에서 저 뇌로 넘어가 수가 늘어가겠죠.

          저자의 밈에 대한 마지막 문구로 장식합니다.

         '인간이 근본적으로 이기적 존재라고 해도, 우리의 지혜를 통해 미래를 상상하여 대처하려는 힘이 맹목적인 유전자의 힘에서 우리를 보호할 것이다.'
 
이기적인 유전자편, 마치겠습니다.
 
P.S2 : 개인적으론 하루에 페이지가 3페이지쯤 넘어가 그 속에서 적당히 묻혀가는 리뷰어가 되고 싶습니다만(...) 이번편의 경우에는 어쩔수 없이(개인적으로 다루고자 하는 양이 워낙 방대하므로) 가독성 면을 생각해 3편에 걸쳐 나누어 작성했습니다. 다음 리뷰부터는 가능한한 리뷰를 쪼개더라도, 2편 분량으로 줄일 수 있도록 해보겠습니다.


February 28, 2017 at 02:19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