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수지접합수술관련 경험담. -2부- [3]

모바일 페이지

저번에 이어서 씁니다.  http://ift.tt/2mz07TJ - 1부

--------------------------------------

수술은 약 4시간 걸렸습니다. 전신마취인지라 중간에 쇼크라도 오는거 아닐까 걱정도 많이했습니다.

수술실에서 아버님을 기다리는동안 응급실로 손절단 환자들이 계속 들어왔었습니다. 그중에 어떤 젊은 청년이 있었는데

주말이라 정육점하시는 아버지를 도와서 고기를 자르다고, 손가락 3개가 잘렸다고 오신분도 있었고

근처 공장에서 일하다가 프레스기계에 오른팔이 다 눌린 외국인노동자도 들어오고, 저희 수술뒤로 끝없이 환자가

밀려들어오느라 수술끝난후 의사를 만나지도 못했습니다. 그냥 잘되었다고 회복실로 옮기면 된다고..

 

나중에 들으니 저희담당의사쌤이 그뒤로 20시간을 계속 수술만 하셨다고 하더라구요. 

손가락 한개 접합하는데 세부신경이 많아서 평균 3~4시간이 걸려서 그렇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수부외과 전공의가 모자란 이유가 있더라구요.. 일단 수술도 어렵고 그 어려운 수술에 비해 의료수가가 낮은편이고

아무래도 다쳐서 오는 사람들이 대부분 영세한 공장의 노동자이기때문에 수술해놓고도 수술비 받기가 쉽지 않은 상황등등...

 

 

암튼 그렇게 회복실로 옮기고나서 이제 회복만 기다리면 되는줄알았는데..........

 

담당하시는분이 앞으로가 중요하다. 

일명 "피작업" 을 해줘야하는데 간병인을 써야할꺼라고 했습니다..

공포의 피작업이 시작되는 순간이었습니다.

 

피작업이란 수술한 손가락 끝부분을 칼로 째고 , 일부러 피를 뽑아내는 작업인데 접합된 손가락의 혈액순환을 원활히해 

신경 및 다른 조직을 살리는것입니다. 그런데 이 피작업을 할때 걍 피가 흐르는채로 내버려두면 피가 금방 굳어버립니다.

그래서 보호자나 간병인이 소독된 면봉으로 피를 닦고 안나오면 칼로 더 째서 나오게 하고, 또 닦고 이작업을 24시간 내내

해야한다고 피작업 전문 간병인을 구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일단 간병인 신청을 바로하고, 오시기 전까지 제가 피작업을 했는데 보통일이 아니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좋지 않다고해 창문도 못열고, 선풍기도 못트는 좁은 병실에서 환자 손가락 끝만 보고 면봉으로 계속

피를 닦아내는일을 남편과 교대로 세시간정도 하니 어깨가 굳어 부셔지는 같았습니다.

또 수술한지얼마 안되 피가 나오다 말다해서 간호사에게 이야기하니 이럴땐 특별한 방법을 써야한다고

바로 의료용거머리를 투입해야한다고... 

의료용 거머리는 영국에서 수입한 아이인데, 혈전을 없애주기 위해 사용한다고 근데 비보험이라 한마리에 3만원이니

상태보고 사용하라고 하더군요.. 그럼서 저한테 병에 담긴 거머리 한마리를 주는데... 완전 멘붕

거머리를 핀셋으로 잡아서 손가락에 놔주니, 상처부위를 찾아서 쪽쪽 잘 빨아먹더라구요. 그렇게 피를 빨아먹다가 배부를때까지

먹으면 알아서 손가락에서 떨어집니다. 그럼 그걸 다시 담아서 간호사에게 반납해야하는.....

피가 잔뜩 묻은 면봉더미와 거머리까지. 공포와 멘붕의 순간이었습니다. 

다행히 간병인이 구해져서 해당작업에서 벗어날수있었습니다. 그나마 운이 좋았던거라고 하더라구요. 그뒤로 

환자들이 계속 들어오는 바람에 다른분들은 간병인을 못구해 가족들이 하거나 환자가 직접 하는경우도 많았습니다.

(어떤환자의 경우 열손가락을 다 다쳐서 ㅠㅠ 양쪽으로 간병인이 2명이 붙어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저희 맞은편 환자는 저랑 동갑의 아기아빠였는데, 회사 옮긴지 얼마안되서 사고가나 손가락이 잘린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와이프분이 다친날 둘째를 낳아서 오지못하는 상황인지라, 어머니가 오셔서 간병을 해주셨는데

다친 상황이 안좋았던건지, 계속 거머리가 투입해도 손가락이 살아나질 않더라구요.. 

거기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어무니가 간병후 집에가시다가 차사고가 나서 맞은편 병동에 입원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아기아빠가 너무 속상해서 서럽게 우는데, 저도 막 눈물이 나더라구요. 

 

시아버님은 일주일정도 피작업후에 상태가 좋아져서 일반병동으로 옮겨 3주정도 입원하셨다가 퇴원하셨습니다.

다행히 연세에 비해 경과가 아주 좋은편이라고 예전만큼 자유롭게 움직이진 못해도 사는데 불편한건 없을꺼라고

입원하시는동안 신랑은 가게땜에 제주도에 내려갔고, 제가 회사 끝난후 거의 매일 찾아갔었습니다. 

(당산에서 인천병원까지 가는 직통버스가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는..) 제주도면 가족들도 들여다보고 할텐데

생판 모르는 동네에 어르신 혼자 계실꺼 생각하니 안갈수가 없었습니다.

 

마지막 병동은 장기입원환자들이었는데 여기도 또 슬픈사연의 환자분들이 ㅠㅠ 많았습니다. 

은퇴를 얼마 안남겨두고 양쪽팔이 다 절단되어 오신분도 있었고, 어떤분은 전기사고로 인해 다리와 팔을 전부 다치시기도 하고

거기에 비하면 저희아버님은 살짝베인거뿐이라며 위로를 해주시더라구요...  

 

그때일을 계기로 신랑과 정말 가족이되었습니다. 제가 힘들때 더 크게 도와주고 사랑을 주었던 사람이라 그렇게라도 도와줄수있는게

행복했었고, 신랑과 시댁식구들도 너무 고마워하고 아직까지 서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이상 관련 경험담이었습니다^^

 

------------------------------------------------------------

관련비용

수술비 및 3주간입원비 : 약 320만원

간병인비 : 8시간 3교대사용 - 한타임당 7만원, 24시간기준 21만원 * 7일

거머리 : 한마리당 3만원 - 다행히 한마리만 사용

 

보건복지부 지정 수지접합 전문병원 (15년~17년까지 유효)

 

의료법인센텀의료재단서부산센텀병원 - 부산 사상구

의료법인성세의료재단성민병원 - 인천 서구

예손병원 - 경기 부천시

W(더블유)병원 - 대구달서구

 

총 4개입니다. 서울에 한개도 없다는게 쇼킹합니다.  위의 병원들은 수지접합관련 전문의도 많고 회복시스템까지 

잘 갖추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래요~

 

 

 

 

 

 

 

 

 



February 28, 2017 at 03:19P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