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없는 경제 시리즈 보실분들은
재미없는 경제 5편 - 대공황 그 끝은?
미국 정부는 왜 국민들에게 금이란 귀금속을 빼앗았을까요?
바로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많은 돈을 공급해야 하는데
금 본위제에서는 화폐 공급이 늘어나지 못했기에
또 화폐의 신용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금이라는 존재가 사라졌어야 했기에
국민들의 금을 강제로 빼앗고 감시했던 겁니다.
왜냐하면
금이 보증되지 않은 화폐는 휴지조각이었기 때문입니다.
1933년. 세계 많은 나라들은 살아남기 위해
강대국을 중심으로 구성된 통화 블록을 형성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살아남기 위해서이지요..
이때부터 타국과의 전쟁은
물리적인 전쟁에서 통화전쟁으로 서서히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재미없는 경제 2편에서도 작성했지만
영국은 기축통화인 파운드를 지키기 위해서
윈스터 처칠 영국 재무장관이 금 본위제를 다시 채택하는 악수를 둡니다.
그 결과 금 본위제로 복귀한 영국 경제는 급격히 무너지게 되고
대규모 금 보유고 유출을 기록한 영국은 1931년
거덜 난 영국 경제를 살리기 위해 다시 한번 금 본위제를 포기합니다.
이때부터 파운드 또한 다시 무너지기 시작하는데..
강대국으로 성장한 미국이 루스벨트 정부가 들어서자
1933년 3월 금 본위제를 포기하고 본격적인 화폐 절하 움직임을 보이자
위기감을 느낀 영국은 파운드를 지키기 위해서 회의를 소집합니다.
1933년 6월. 영국은 수도 런던에서 열린 세계경제회의를 주도하여
67개 국에 달하는 나라들과 함께 대공황을 극복하기 위한 회의를 진행했지만
경제 주도권을 서서히 잃어가는 영국과 신뢰를 잃어가는 파운드로는
아무리 대영제국이라 해도 세계 금융질서를 움직일 수 없었고
영국이 무너지면서 발생된 공백이 생긴 기축 통화를 지배하려는 강대국들의 입장 차이로
영국 주도하에 국제적 공조보단 각자의 길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금 본위제를 포기하고 미국 달러화 가치를 하락시키는 ‘달러블록’과
마찬가지로 파운드 가치를 큰 폭으로 하락시키자는 영국과 식민지가 뭉친 ‘스털링 블록’
그리고 반대로 금을 이용한 강력한 화폐 구축을 원하는 프랑스는
벨기에, 네덜란드, 스위스, 이탈리아, 폴란드와 ‘금블록’ 을 선택하였습니다.
여기서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대부분 나라는 다른 나라의 경제를 망가트리는 한이 있더라도
자신만 살아남겠다는 화폐 절하 전략을 사용하는 이 판국에
왜 프랑스는 반대로 금 본위제를 유지했을까요?
바로 이때 프랑스는 미국 다음으로
대량의 금을 갖고 있는 국가였기 때문이었습니다.
영국 파운드가 서서히 무너지면서 반사작용으로
유럽의 최강대국이었던 프랑스의 프랑은 더 안전한 화폐로 인식되었고
미국 발 대공황이 일어나도 강력한 통화정책과 대량의 금 보유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프랑스가 주도하는 금 블록 체제는 곧 문제가 생기게 되었는데
화폐를 금값에 고정하는 금 본위제는 강력한 화폐 시스템은 만들 수 있었지만
대공황으로 살아남기 위한 세계 곳곳에 화폐를 훼손하는 나라들 때문에
자동적으로 금 본위제 국가들의 화폐가 절상되는 현상으로 서서히 경제가 무너졌습니다.
결국 1935년 벨기에가 금 본위제 탈퇴를 시작으로
1936년 폴란드 그리고 1937년 프랑스도 포기하여
프랑스가 주도한 ‘금블록’ 은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반대로 이때 이미 강대국으로 부상한 미국은
이런 나라들로부터 금을 대규모로 빼앗아 오기 시작했고
반대로 금을 해외로 내보내지 않는 전략을 구상하여 막대한 금을 보유하게 됩니다.
음모론에 성지인 미국 켄터키 주에 있는 포트녹스에 말이지요..
루스벨트는 금 본위제를 포기한 덕분에
공급과잉인 세계경제 시스템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추구할 수 있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화폐를 훼손시키는 전략입니다.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중국이 자신의 물건을
남들보다 더 값싸게 판매하기 위해 화폐를 훼손하는 것처럼 말이지요..)
미국 정부는 금 1 온스당 20.67 달러로 사들인 금 가격을 다시 한번
온스당 35달러로 고정시켜 달러 가치를 대략 70% 수준으로 하락시킵니다.
또 루스벨트 정부는 금에 이어 은 구매법을 통과시킵니다.
이 법안은 은 가격이 온스당 1.29 달러까지 매입하여 부족한 준비금을 확대하는 법인데
금보다 수량이 많은 은을 이용하여 통화량을 더욱 늘릴려는 계산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보단 더 강력한 이유가 존재했습니다.
바로 은 본위제를 채택한 중국을 겨냥한 일종의 화폐 길들이기 성격이었기 때문입니다.
미국은 이 과정에서 대량의 은 구매를 일으켜
은값을 폭등시키고 중국이 보유한 은들이 미국으로 빨려 들어가자
자본과 내수가 약한 중국 경제를 무너트리고 자본의 힘으로 길들입니다.
(위 관련 내용은 동아시아 경제 글 작성할 때 따로 작성하겠습니다.)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농업 또한 손을 보게 되는데
과잉생산을 예방하기 위해 농업 조정법을 1933년 5월에 의회에 통과시켜
밀, 면화 옥수수 돼지, 쌀, 담배 등 다양한 제품의 생산량을 제한하는 정책을 펼칩니다.
농업 조정청을 설치하여 농민들에게 보조금을 지원하여 생산량을 삭감했고
다양한 정책을 통해 농민들을 지원한 결과 농산물 가격 또한 다시 오르게 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왜 생산을 제한했을까요?
현재 우리나라 농민들의 피를 빨아먹는 농협과 비슷한 상황인데..
농산물에 과잉공급이 발생되면 가격이 하락되고
한정된 수요를 가져가기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업체들은 경쟁이 붙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피해는 결과적으로 농민들이 부담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농민들이 희생하는 덕분에
우리는 값싼 농산물을 먹을 수 있는 겁니다.
(과잉공급에 대해서 상당히 간략하게 설명했습니다..;;)
루스벨트는 이제..
공화당을 한 번에 보내버리는 정책을 시도하는데
미국 공화당이 들으면 기겁하는 세금 인상입니다.
세금 인상은 당연히 국민들에게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는 정책이지만
이 정책은 오히려 미 국민들에게 많은 지지를 받게 됩니다.
왜냐하면 세금 인상 대부분이 부자들에게 겨냥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애초에 대공황이 발생된 시점에서 이미 대부분의 서민들과 중산층들은
더 이상 세금을 낼 여력조차 없던 사람들이었습니다.
다니던 회사가 무너지고 은행도 무너지고
투자 수요도 사라지고 금융, 문화, 사회 전체가 불황에 흔들리는 이 판에..
국가에서 세금을 내라고 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린 약자가 과연 세금을 낼까요?
아마도 집안의 총 들고 백악관을 찾아갔을 겁니다.
결국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원이 필요한 루스벨트는 자유방임주의를 채택한 공화당과
전혀 반대되는 정책인 부자들의 부를 빼앗기 시작하는데
이때 미국 대통령으로는 생각할 수 없는 전략을 펼칩니다.
첫 임기 때부터 부자들에게 부과되는
소득세 최고 세율이 기존 25%에서 63%로 올라갑니다.
그리고 두 번째 임기에서는 79%, 세 번째 때는 81,1%
1942년에는 무려 88% 까지 올리는 동시에
과세대상을 기존 5백만 달러에서 2백만 달러로 낮춰 부자들의 세금을 더 걷었습니다.
한마디로 우리나라 기준이면..
루스벨트는 빨?? 생각인 거죠..
더 놀라운 건
심지어.. 1944년에는 94% 까지 올랐습니다.
재미있죠?
08년 어느 나라에서 비즈니스 프렌들리란 이름으로
소득세, 법인세, 부동산세 등 다양한 세금을 인하한 어느 정부와는 전혀 다른 행보입니다.
ㅎㅎㅎ...
그리고 루스벨트는 1935년 사회보장법안 (Social Security Act)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며 의회 통과를 밀어붙였고 토목 사업청을 설립하여
실직 상태인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확충하였고
테네시 계곡 개발 공사 등 다양한 정책을 펼치며
모든 것을 잃었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기 시작했습니다.
반대로 미국 공화당은
민주당으로 넘어간 이런 분위기를 회복하기까지 무려 20년이 걸립니다.
글을 정리해보겠습니다.
루스벨트의 뉴딜정책은 기득권이 가지고 있던 부를 빼앗아
가난한 서민들에게 혜택을 주는 사회주의적 정치를 수행했습니다.
중산층과 하위층에서 소비가 다시 살아나도록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부자들의 상징인 금을 빼앗아 미국 달러란 화폐를 절하시켜 부를 서민들에게 나눠주었고
심지어 농민들에게도 지원금을 지급하여 소비층을 회복하도록 조치했습니다.
루스벨트가 추진한 뉴딜정책 등 다양한 정책은
미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었지만 이런 정책들은
결과적으로 미국에서 시작된 대공황을 극복할 수 없었습니다.
미친 듯이 공장이 돌아가며 수요 또한 제품을 미친 듯이 소비하는..
그런 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말이지요..
미국을 살린건 뉴딜정책이 아니라
세계가 미쳐버린 전쟁
바로 2차 세계 대전으로 살아났습니다.
May 31, 2016 at 09:45AM